거물 브로커 전방위 로비 의혹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9일 브로커 홍모(64ㆍ구속)씨의 일기장에 적힌 김모 기자 등 모 방송사 관계자 4명으로부터 홍씨에게서 금품과 향응을 제공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대가성 여부에 대해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 중 2명은 총 700여 만원을 받았고 나머지 2명은 향응을 제공받았다고 진술했다”며 “그러나 이들은 모두 ‘방송 보도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주장해 대가성 여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찰은 홍씨의 방송사 간부와 기자들에 대한 금품ㆍ향응 제공이 인력송출업체 비리 고발 프로그램 방송 시점을 전후해 집중된 점을 주목하고 있다. 경찰은 또 홍씨의 지인인 서모씨가 방송사의 네팔 현지취재 과정에 동행해 섭외를 책임졌고 출장 비용의 일부를 부담했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홍씨의 일기장에 나오는 방송사 전ㆍ현직 관계자 7명, 검찰 관계자 5명, 경찰관 6명, 금융권 인사 4명, 국회의원 2명, 의원 보좌관 1명, 군 관계자 2명 등 총 35명을 상대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이 가운데 직접 돈을 받은 인사는 25명이고 나머지는 향응을 제공받은 것으로 일기장에는 적혀 있다. 경찰은 군인 2명에 대해 군 검찰에 통보하는 한편, 경찰 관계자에 대해서도 별도의 수사팀을 통해 이틀째 강도 높은 자체 감찰을 벌이고 있다.
경찰은 방송사 관계자 조사가 끝나는 대로 금융계 인사와 세무공무원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국회의원 J, K씨와 보좌관 K씨에 대해서도 조만간 금품 수수 여부를 확인키로 했다. 이에 대해 J의원은 “홍씨는 들어보지는 못한 이름”이라고 부인했고, K 보좌관은 “7, 8년 전에 지인의 소개로 알게 돼 명절 때 선물을 몇 번 받았을 뿐 청탁이나 돈을 받은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안형영 기자 promethe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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