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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한 고이즈미 점입가경 '복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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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한 고이즈미 점입가경 '복수전'

입력
2005.08.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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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의 반대파 죽이기가 점입가경이다. ‘비정(非情)의 정치인’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철두철미한 보복을 가하고 있다.

그는 신당을 창당한 우정개혁 반대파 리더 가메이 시즈카(龜井靜香) 전 자민당 정조회장의 지역구(히로시마 6구)에 IT업계의 거물 호리에 다카후미(堀江貴文) 라이브도어 사장을 내세웠다.

호리에씨는 19일 이 지역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하기로 선언했고, 고이즈미 총리는 자민당 후보를 내지 않는 방식으로 호리에씨를 지원하기로 했다.

호리에씨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일본의 미래를 생각할 때 개혁추진에 대찬성이고, 그 점에서 총리와 같은 생각”이라고 말해 사실상 ‘고이즈미의 후보’를 자임했다. 32세의 청년 기업가인 호리에 사장은 올해 초 적대적 M&A(인수ㆍ합병) 방식으로 후지TV 지주회사인 니혼방송 인수를 시도해 일본 사회에 파장을 일으켰다.

고이즈미 총리는 이 밖에도‘카리스마 주부’로 불리는 요리연구가 후지노 마키코(藤野眞紀子)씨 등 유명인들을 긴급 영입해 자객(刺客)군단에 합류시켰다. 자민당은 19일 현재 반대파가 출마를 표명한 34개 선거구 중 24곳에 표적 후보를 공천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그러나 여기서 멈추지 않고 있다. 반대파에 아예 당을 떠날 것을 종용하면서, 이들의 지방조직을 폐쇄하는 등 반대파를 ‘말살’하는 수준까지 밀어붙이고 있다.

자민당 집행부는 17일 반대파인 모리 산유(森山裕) 전의원의 당지부를 폐쇄하고, 새로운 지부를 설치할 것을 지시했다. 자민당은 또 현재 남아있는 반대파에 탈당을 권고한 후 응하지 않으면 제명하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공세를 견디다 못해 반대파 중진 야시로 에이타(八代英太) 자민당 전 우정성 장관은 18일 출마를 포기를 선언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무소속 출마를 검토했으나 자민당을 너무 사랑하고 있다”고 말해 사실상 항복선언을 했다. 이로써 우정개혁 반대파 37명중 출마포기자는 벌써 3명으로 늘어났다.

고이즈미 총리가 다음달 11일 총선에서 의석을 불릴 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반대파를 용인하지 않는 지도자라는 것 만큼은 일본 정계에 확실하게 각인하고 있다.

도쿄=김철훈특파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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