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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 정착촌 철수 이후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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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 정착촌 철수 이후 전망

입력
2005.08.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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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군과 경찰이 17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내 유대인 정착촌에 대한 강제 철거를 시작했다. 이제 관심은 팔레스타인이 엉겁결에 넘겨받은 이 땅을 어떻게 처리할 지에 모아지고 있다.

팔레스타인은 정착촌 철수를 ‘승리’로 여기며 내친 김에 3차 중동전쟁 때 빼앗긴 나머지 땅을 모두 돌려 받아 독립국가 건설까지 이뤄내겠다며 고무돼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우선 치안 공백이 크다. 마흐무드 압바스 수반이 이끄는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의 병력 규모나 조직력은 하마스 등 무장단체에 훨씬 못 미친다.

압바스 수반은 집무실을 가자지구로 옮기면서 가자지구 통치에 의욕을 보이고 있지만 실질적인 운영에 대해서는 아무 계획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반면 가자지구를 텃밭으로 하는 하마스는 이 곳을 장악한 뒤 이스라엘에 대한 무장 투쟁의 강도를 높이겠다는 속셈이다. 중동 전문가 자렛 코프라는 “가자지구의 주도권을 놓고 PA와 무장단체가 벌이는 세력다툼이 거세질 것”이라며 “팔레스타인인들은 또 다른 불안감을 떠안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파탄지경에 빠진 경제도 난감한 과제다. 가자지구는 수 십년 동안 이스라엘 군이 정착촌 보호를 이유로 팔레스타인인의 이동을 통제해 제대로 된 경제활동이 이뤄지지 않아 중동에서도 가장 못사는 지역으로 꼽혀왔다.

그 나마 지난 주 유엔의 중재로 이스라엘 정착민들이 소유하고 있던 온실을 팔레스타인인들에게 넘겨주는 데 합의, 4,000여 명이 일자리를 유지하게 된 것이 위안거리이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은 현재 가자지구와 서안지구를 잇는 길을 물자 및 인력 공급 루트로 활용하는 방안을 협상 중이지만 전문가들은 질서가 유지되지 않는 한 외국 투자자 찾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착촌 철수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갈등을 풀어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서도 부정적 시각이 대세이다. 17일 서안지구에서 이스라엘 정착민이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총격을 가해 2명이 죽고 4명이 부상을 입었다.

중동 전문가 아론 핀카스는 “정착촌 철수로 아리엘 샤론 총리의 팔레스타인 협상 전략이 바뀐 것은 결코 아니다”며“비용만 많이 들고 얻는 것은 없는 가자지구를 포기하고 서안지구와 동예수살렘에 집중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팔레스타인의 내부 분열로 무력충돌이 일 경우 이스라엘은 다른 땅을 내주지 않아도 되는 명분과 함께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을 제압할 수 있는 기회도 얻을 수 있다는 판단을 했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샤론 총리가 가자지구의 영공ㆍ해상ㆍ육상의 국경 통제권을 놓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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