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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 정착촌 강제철거 시작… 현지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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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 정착촌 강제철거 시작… 현지 표정

입력
2005.08.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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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내 유대인 정착촌에 대한 강제 철수 작전이 단호하면서도 신속하게 이뤄졌다. 17일 오전 1만4,000여 명의 비무장한 이스라엘 군인과 경찰이 투입된 이번 작전은 8, 500여 명의 정착민 중 절반 가까이가 자진 퇴거 시한을 넘긴 것에 대한 조치다.

군경은 가옥, 예배당, 탁아소까지 수색하며 정착민들을 붙잡아 강제로 버스에 나눠 태웠다. 발버둥치는 정착민에게는 4~5명이 달라붙어 끌어내는 모습도 연출됐다. 정부는 며칠 이내에 강제 퇴거를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저항은 예상보다 거세지 않았다. 수주 전부터 모여 든 수백 명의 극우 청년들이 결사 항전을 다짐해 최대 정착촌 네베 데칼림에서의 충돌 가능성이 가장 우려됐지만 쓰레기통에 불을 지르는 등 산발적인 저항만 있었을 뿐 큰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이들은 정착촌 입구에 설치한 바리케이드가 군경의 불도저에 부숴지자 유대교 예배당에 모여 유대 경전인 ‘토라’를 읽는 등 농성을 벌였으나 이스라엘군이 진입해 모두 끌어냈다.

정착민들은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끌려가는 기분이다. 유대인은 유대인을 쫓아낼 수 없다”며 울부 짖었다. 인간 사슬띠 대형을 만들어 진입로를 막아 봤지만 힘없이 무너졌다.

모라그 정착촌에서는 일부 주민들이 지붕 위로 올라가 저항했다. 군.경은 이곳에서 예배당, 탁아소까지 수색했으며, 어린 아이까지도 버스에 실었다.

이 밖에 베돌라, 가네이 탈, 네트자림 등에서도 거의 동시에 작전이 이뤄졌지만 상황은 비슷했다. 가네이 탈 정착민들은 아예 17일까지 자발적으로 철수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가자지구 반환 문제를 다루기 위해 무장단체인 하마스 등이 참여하는 8개 분과위원회를 발족시키기로 결정했다.

고성호 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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