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의 대가는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고 봅니다.”
윤정근 순천고 교장은 서울 강남 소재 고교와 외국어고 등 전국의 쟁쟁한 학교들과 어깨를 겨룬 SK학력경시 대회에서 단체 대상을 수상한 비결을 “교사와 학생들이 함께 흘린 땀의 결실”이라는 말로 대신했다.
올해 초 평준화로 전환한 순천고는 전남 동부지역의 우수 학생들이 몰리는 명문고. 이 학교는 최근 10여년간 수능시험에서 전국 최상위권을 차지했고 각종 경시대회를 휩쓰는 등 뛰어난 실력으로 명성을 쌓아왔다. 이번 대회에서도 단체 대상은 물론 쌍둥이 형제 참가자로 관심을 끈 신철민, 신철홍 군이 각각 개인 은상과 동상을 받는 등 단연 두각을 나타냈다.
순천고가 거둔 뛰어난 성적의 이면에는 윤 교장 말처럼 학교 전체가 하나돼 흘린 정직한 땀이 배어있다. 학생과 교사들은 매일 오전 7시30분부터 학교에 나와 자율학습으로 하루를 연다. 방과 후에도 2학년은 오후 10시, 3학년은 오후 11시30분까지 교실에 남아 자율학습을 계속하면서 매일 11명의 교사가 학생들의 자습 중 질문을 받기 위해 자리를 지킨다. 학교가 학생들의 공부 도우미를 자처한 까닭에 희망자에 한해 실시하는 자율학습의 참여율이 90%에 이른다.
하지만 순천고의 ‘특별함’은 뛰어난 성적과 뜨거운 면학 분위기에서만 찾을 수 있는 게 아니다. 바른 인성을 갖춘 미래 사회의 지도자를 키워내기위해 입학과 동시에 전통예법인 ‘공수법(拱手法, 두 손을 앞으로 모아 인사하는 예법)’ 교육을 실시하는가 하면 폭 넓은 독서를 권장하는 등 전인 교육에 남다른 노력을 기울이고있다.
전교생들이 이달 초 백혈병으로 투병중인 3학년 고영송 학생을 돕기 위한 헌혈증 모으기 운동을 대대적으로 벌여 지역사회에 화제가 되기도 했던 이유도 이때문이다. 전남교육청 주최 수학경시대회와 영어경시대회에서 각각 금상을 타고 이번 대회에도 학교 대표로 참가했던 고군을 돕기 위해 학생들은 순천여고 매산여고 등 인근 학교와 함께 240여장의 헌혈증을 모아 전남대 병원에 입원 중인 고군 가족에게 전달했다. 지금도 순번을 정해 번갈아 가면서 채혈에 동참하면서 인성교육을 함께 키우고있다.
순천=전성철 기자 for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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