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규모의 지상탱크 석유비축기지인 서산비축기지가 완공됐다.
정부는 18일 충남 서산시 대산읍 대죽리 일원 서산비축기지 건설현장에서 이해찬 국무총리, 이희범 산업자원부장관, 심대평 충남도 지사, 이억수 한국석유공사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서산 거제 여수 동해 등 4개 석유비축기지 종합 준공식을 가졌다.
이들 4개 비축기지는 제3차 석유비축계획에 따라 1997년부터 건설이 추진됐으며 동해기지(110만배럴)는 2000년, 여수기지(250만 배럴)는 2002년, 거제기지(250만배럴)와 서산기지(1,460만배럴)의 지상 탱크가 이번에 완공됐다. 이에 따라 정부의 석유비축능력은 종전 9,549만배럴(72일분)에서 2,070만배럴(16일분)이 추가돼 총 1억1,619만배럴(88일분)로 늘어났다.
정부 석유비축규모가 1억배럴을 돌파한 것은 사상 처음으로 석유 수급 비상사태 시 위기 대응 능력이 한층 높아졌다. 이들 4곳의 지하 탱크까지 완공되는 2007년에는 정부의 비축능력이 총 1억4,600만배럴로 대폭 증가하게 된다.
이번에 위용을 드러낸 서산 비축기지는 27만5,000평의 광활한 대지에 세워졌으며, 이곳에 24기의 석유탱크(11일분 수입량 해당)가 들어서 있다.
높이 22㎙, 지름 98㎙짜리 큰 탱크 12기와 높이 19.5㎙, 지름 58㎙짜리 작은 탱크 12기가 있어 큰 탱크에는 원유가, 작은 탱크에는 정제를 끝낸 휘발유 등유 경유 등이 비축될 예정이다. 원유 탱크의 부피는 장충체육관 내부 공간의 2배나 된다.
지난 6년간 2,595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 서산 비축기지는 요즘 같은 고유가시대 석유수급의 위기가 닥칠 경우 우리나라가 기댈 수 있는 최후의 보루인 셈이다. 이억수 석유공사 사장은 “서산기지는 동북아 시장의 진입로에 위치, 산유국에 저장시설을 임대해주는 국제공동비축사업에 활용하면 비상시 석유수급과 임대료 수입을 모두 얻어낼 수 있다”고 밝혔다.
서산기지는 삼성물산 쌍용건설 대우건설 등 국내 기업들이 포스코가 생산한 4㎝ 두께 고장력 강판을 재료로 건설했다. 탱크에 연결된 파이프는 7㎞가량 떨어진 바다 한가운데까지 이어져 있어 유조선에서부터 원유가 흘러들어온다.
하지만 이 방대한 시설을 관리하는 사람은 고작 30명이다. 모든 관리와 통제가 중앙통제시스템에서 자동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대신 탱크 둘레에는 화재시 쓰일 살수 파이프가 달려있고 실외 흡연은 철저히 금지되는 등 화재에 대한 경계만은 철저하다.
비축규모는 늘어났지만 실제 정부의 석유비축량은 55일분(민간까지 합치면 110일분)뿐이다. 더욱이 3차 석유비축계획이 착수된 1997년 17~18달러선이던 유가가 이제 55달러를 넘어 아직 비어있는 원유탱크를 채우는 일이 큰 숙제다.
서산=김희원 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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