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과 경찰 등 수사기관과 언론사까지 연루된 비리 의혹이 드러났다.
17일 서울중앙지검과 서울경찰청 등에 따르면 검·경·언을 상대로 금품을 주는 등 전방위 로비를 벌여 온 거물 브로커 홍모씨를 검거해 수사 중이다.
홍씨는 2003년부터 최근까지 검찰과 경찰 간부들, 기자들에게 떡값 및 사건 청탁·무마 등의 명목으로 수백만원씩의 금품을 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이 홍씨로부터 압수한 다이어리 수첩에는 이와 관련해 모 부장검사와 검찰수사관, 퇴직한 뒤 변호사 개업한 전직 검사, 총경·경감급 경찰 간부, 방송사 기자 6명 등의 이름이 적혀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홍씨 수첩에 등장하는 인사들이 직무와 관련해 돈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이들을 상대로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한편 홍씨가 구체적으로 이들에게 어떤 로비를 했는지를 홍씨에게 추궁하고 있다.
다이어리 수첩에 거명된 인사들은 금품 수수 사실을 부인하거나 홍씨로부터 받은 돈이 단순한 인사치레였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거물브로커가 검사와 경찰 간부, 언론사 기자 등을 동원하거나 위세를 과시하며 사건 청탁을 하고 다닌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를 벌여 왔다. 경찰은 지난주 일단 홍씨를 해외 인력송출과 관련한 사기 혐의로 구속한 뒤 수첩 등 관련 증거물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홍씨에 대해서는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할 때 간략히 보고 받은 바 있지만 검찰 인사가 연루됐다는 사실은 보고 받지 않아 내용을 잘 모른다”며 “사실 확인이 더 필요해 아직 밝힐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이재순 부장검사)는 검찰과 경찰, 언론이 관계된 사건의 중요성 때문에 17일 밤 늦게 경찰 수사책임자를 검찰청사로 불러 홍씨의 진술 내용을 확인하는 등 긴박하게 움직였다.
안형영 기자 prometheus@hk.co.kr
신기해 기자 shink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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