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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동물과 함께 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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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동물과 함께 사는 법

입력
2005.08.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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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이번 여름 내내 전국의 고속도로에서 살았다. 로드킬(roadkillㆍ차에 치여 죽는 동물)의 현장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서였다. 18일자 1ㆍ9면에 로드킬의 실태와 사진이 보도되자 독자들의 많은 댓글이 붙었다.

독자들은 ‘동물의 새로운 천적은 이제는 인간’ 이라는 기자의 한탄에 큰 공감을 표해주었다. 도로를 달릴 때마다 가엾은 동물들을 위해 기도하겠다는 독자에서, 전 국민이 성금을 걷어 생태통로를 짓자고 제안한 독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도로에서 죽는 동물의 통계는 작년에 거의 3배 가량 늘었는데 기자는 갑자기 많아진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대충 하던 실태조사가 2004년부터 정기적으로 체계적으로 실시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생태통로에 대한 접근방법도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조경공사하듯 설치되었던 것과 비교하면 지금은 서식지 조사나 유도펜스 추가 설치 등의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들이 여론에 밀려 수동적으로 소극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도로공사 지역본부의 한 직원은 혼자서 2개월 동안 걸어다니며 유도펜스 위치를 선정했다고 한다. 대단한 열정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유도펜스의 위치 선정은 생태전문가와 지역주민 등이 참여한 가운데 최소 3개월 이상의 모니터링이 선행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과정이 배제되었다.

전국의 도로망을 관리감독하는 건교부도 마찬가지다. 점점 늘고 있는 민자유치 고속도로에 대해서는 로드킬 현황은커녕 생태통로가 설치되어 있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도로가 갈라놓은 생태축을 이어주는 일은 인간이 자연을 위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도리다. 지구는 인간만이 사는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숨진 야생동물들의 명복을 빈다

박서강 사진부기자 pindropp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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