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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방위 로비/ "인력송출 지정 힘써들라" 네팔업체서 돈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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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방위 로비/ "인력송출 지정 힘써들라" 네팔업체서 돈받아

입력
2005.08.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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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경·언 인사들에게 전방위 로비를 벌인 혐의로 현재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홍모(64ㆍ구속)씨가 자신이 관련된 업체와 경쟁 관계에 있는 한 외국인 인력송출업체에게 타격을 주기 위해 방송사를 이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18일 경찰에 따르면 네팔인 L(34)씨는 2002년 한국에 산업연수생을 보내는 현지 인력송출업체로 지정받기 위해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등에 로비를 해 줄 인물을 찾다 서모씨를 만났다. 서씨는 홍씨에게 L씨를 소개해 줬고 홍씨는 로비 자금명목으로 L씨에게서 총 1억3,000만원 가량을 받았다. 이후 홍씨는 2003년 말 방송사의 시사프로그램 기자들에게 L씨 측의 경쟁업체인 M사 비리를 제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교롭게도 방송사는 이듬해 1월 M사의 비리내용을 보도했고, 그 결과 M사는 경찰 조사 등으로 영업에 큰 타격을 입었다. 1994년부터 영업해 왔던 또 다른 경쟁업체 R사도 이 방송을 계기로 시작된 경찰의 네팔 인력송출업체 비리사건 수사에 걸려 지난해 말 영업을 중단했다.

홍씨는 이 과정에서 방송사 내부 경영파트에서 일하는 지인의 소개로 방송사 고위 관계자를 만났는데 경찰은 여기서 금품이나 향응이 제공됐을 수도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구설에 올라 있는 방송사 전 고위 관계자 A씨는 “2003년 초 회사 후배의 소개로 홍씨를 단 1차례 만났으나 금품을 받은 적은 없다”며 “만난 자리에서도 홍씨가 질 나쁘게 노는 것 같아 몸이 안 좋다는 핑계를 대고 먼저 자리를 떴다”고 해명했다.

A씨를 소개 시켜 준 방송사 B 부장은 “홍씨의 아들이 2002년 방송사 택배사업 선정에 입찰했다가 떨어졌으나 같은 성씨라며 붙임성 있게 굴어 가끔 만나는 사이였는데 2003년 초 홍씨가 아들한테 잘해 준다며 식사를 대접하겠다고 해 A씨를 만나는 자리에 함께 불렀다”며 “당시 홍씨는 A씨에게 ‘조카(B 부장)를 잘 봐달라’는 정도의 얘기를 했을 뿐 청탁 같은 말은 전혀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들 방송 관계자들이 홍씨가 일기장으로 사용한 수첩에 적혀 있기는 하지만 홍씨의 진술이 엇갈리고, 일기장의 신빙성이 떨어지는 부분도 있어 관련자들을 소환 조사해야 정확한 사건의 전말이 드러날 것으로 보고 있다

최영윤기자 daln6p@hk.co.kr

신기해기자 shink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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