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1일로 중국이 페그(고정) 환율제를 포기한 지 한 달이 되지만 위안화 환율은 이상하리만큼 조용하다. 달러당 8.28위안하던 것이 중국 당국의 2.1% 절상 조치로 8.11위안으로 떨어졌을 뿐, 변동폭은 극히 미미하다. 8.09~8.11대에서 극히 소폭의 등락만 거듭하고 있다. 하루 변동폭을 0.3%로 터놓았지만 지난 한달 가까이에 절상률은 0.14%에 불과했다.
위안화 환율이 여전히 중국 외환당국의 통제 하에 있다는 비판도 이 때문이다. 최근 중국 당국이 위안화 변동의 기준이 되는 통화바스켓에 어떤 국가의 통화가 포함됐는지 발표했지만, 반영 비중은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다.
그러나 중국이 최소한 두 가지를 얻은 것은 분명하다. 선진국들의 절상 압력에 대해 성의를 보였다는 명분을 얻었고, 시장의 위안화 절상압력을 누그러뜨리는데도 성공했다.
미국 정부는 ‘더 지켜보자’며 한발 물러선 입장이다. 또 소폭의 위안화 절상은 과열 조짐을 보이는 중국 경제를 연착륙시키는 데도 보탬이 되고 있다. 국내 투자열기를 진정시키고 수입 물가의 상승압력도 막아주고 있다.
위안화 절상 이후 지난 한 달은 ‘누가 뭐래도 우리 페이스(pace)대로 간다’는 중국 당국의 의지를 한번 더 확인시켜 준 것으로, 앞으로도 위안화는 아주 서서히 절상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앞으로 절상되더라도 그 폭이 연말까지 1~2%를 넘어서기는 힘들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도이체방크는 최근 위안화가 달러에 대해 연말까지 1.5% 절상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고, 씨티그룹과 리만브러더스 등도 연말 8.05~8.11위안, 내년 상반기 7.8~7.9위안으로 예측하고 있다.
연말께 일일 변동폭을 현행 0.3%에서 더 확대할 가능성도 없지 않지만, 설사 변동폭을 확대해도 0.6%를 크게 넘기기 어려울 거라는 전망이다. 이에 따라 당초 우려와 달리 위안화 절상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충격은 크지 않을 뿐더러, 점진적 절상은 오히려 덕이 된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유병률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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