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레말큰사전은 민족어의 총결정체로, 이질화한 남북 언어통합의 기초를 마련하고 통일국어대사전의 디딤돌이 될 것입니다.”
겨레말큰사전 남북공동편찬위원회는 16일 서울 백범기념관에서 8ㆍ15민족대축전에 참가한 남ㆍ북ㆍ해외 대표단을 상대로 편찬 보고대회를 열었다.
편찬위는 이날 공개한 공동편찬합의문(편찬요강)을 통해 남북 공동사용 어휘를 우선 싣되 차이가 나는 것은 서로 합의, 단일화하는 방식으로 30만개 이상의 어휘를 수록한 대사전으로 만들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전자사전을 동시발행할 수 있도록 여러 언어정보를 주는 현대적 사전으로 편찬키로 했다. 구체적으로는 남북이 각기 원고를 작성한 뒤 이를 합쳐 사전을 제작하되 완성된 원고는 남북 합의 하에서만 출판하고 합의된 원고는 표현 하나도 고치지 않기로 했다.
편찬위 측은 “우선 남북이 각각 ‘표준국어대사전’과 ‘조선말대사전’에 있는 어휘 중 수록가치가 있는 것을 합의해 정하고 민족 고유의 표현을 많이 싣되 전문 용어, 문학작품 속 어휘, 민속 어휘 등을 다양하게 수집, 포함시킬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겨레말큰사전 편찬사업은 1989년 문익환 목사가 평양을 방문했을 때 김일성 주석에게 처음 제안한 것으로, 지난해 문 목사의 부인 박용길 장로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사업 재개를 요청함으로써 본격 시작됐다.
올해 2월 금강산에서 공동편찬위 결성식 및 1차 회의, 7월 평양에서 2차 회의가 각각 열렸으며 남측의 홍윤표 연세대 교수, 북측의 문영호 조선언어학학회 위원장이 공동위원장을, 고은 시인이 상임위원장을 각각 맡고 있다.
고은 시인은 이날 보고대회 개회사에서 “겨레말큰사전은 민족통일에 앞서 언어통일을 이룩하려는 겨레의 염원을 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광희 기자 kh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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