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 불법도청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은 특수도청조직 ‘미림’ 팀장을 지낸 공운영(구속)씨로부터 도청테이프를 회수할 당시 국정원장을 지낸 천용택씨를 조만간 소환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16일 전해졌다.
검찰은 천씨 소환에 앞서 15일 이건모 전 국정원 감찰실장을 불러 공씨에게서 도청테이프와 녹취보고서를 회수한 뒤 천씨에게 테이프 내용 등을 보고했는지, 도청물을 외부에 제공한 사실이 있는지 등을 조사했다. 검찰 관계자는 “지금은 이건모씨의 재소환 계획이 없다”고 언급, 이씨의 상급자였던 천씨의 소환 조사가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이씨는 조사에서 천용택 당시 원장의 지시를 받아 공씨에게서 도청물을 자진 반납받아 전량 소각 처리했으며, 이 과정에서 박지원 당시 문화관광부 장관 등에게 테이프 등을 제공한 사실이 전혀 없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17일 공씨로부터 테이프를 건네 받아 언론사에 유출한 재미동포 박인회씨를 공갈미수 등 혐의로 구속 기소할 예정이며, 공씨에게 박씨를 소개한 것으로 알려진 전직 안기부 직원 임병출씨에 대해서는 사법처리 여부를 검토중이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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