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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허시험장 '광복절 특사'로 미어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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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허시험장 '광복절 특사'로 미어터졌다

입력
2005.08.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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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운전면허시험장은 16일 하루종일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아침부터 시험장에 진을 친 면허시험 응시자들은 오전 9시 업무가 시작되자마자 무섭게 밀어닥쳤다.

시험장 마당에 늘어선 150여m의 대기 줄은 섭씨 32도의 땡볕에도 흔들리지 않았고, 1층 신체검사장과 2층 학과시험 접수장도 인산인해였다. 면허시험장 관계자는 “보통 1,200~1,300명이 찾는데 오늘은 6,000명이 넘을 것 같다”고 했다. 평소보다 5배 많은 숫자다.

이날 사람들이 면허시험장으로 몰린 까닭은 도로교통법 위반자에 대한 8ㆍ15 특별사면으로 사면대상자의 운전면허시험 응시가 가능하게 된 첫날이기 때문. 420만여명의 교통사범 특별사면 대상자 중 운전면허에 응시할 수 있는 34만314명이 몰리면서 전국 26개 면허시험장이 하루종일 몸살을 앓았다.

강남시험장의 경우 학과시험 접수까지 5시간 가까이 걸렸지만 하루 생업을 팽개치고 찾아와 대기표를 받아 든 시민들의 사연은 절박했다.

박모(42)씨는 “트럭으로 야채행상을 하는데 지난 설에 음주운전에 걸려 타격이 컸다”며 “이제라도 사면을 받게 돼 다행”이라고 했다. 이모(36ㆍ인테리업)씨도 “잦은 출장 때문에 면허증은 생명 줄이나 다름없는데 이까짓 수고가 대수냐”고 말했다.

직원들은 자칫 새치기 시비를 당할까 봐 대기표와 접수시간을 일일이 확인하는 등 안간힘을 썼다. ‘999’까지 찍힌 대기번호표가 4바퀴나 돌자 같은 번호의 대기자가 접수장에 몰려들었기 때문. 반면 시험장 앞 학과문제집 판매점은 평소보다 매출이 3배 이상 늘었다며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서울 서부면허시험장에선 오후 2시까지 평소 3∼4배 가량에 달하는 3,300여명의 방문객이 몰리자 주차장에 천막을 쳐놓고 인적사항을 받은 뒤 응시원서를 내주고 지하실에 임시 신체검사 2곳을 더 운영하기도 했다. 경찰은 이날 오후4시까지 운전면허시험을 접수한 인원은 전국적으로 2만6,792명으로 평소의 2.8배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경찰 "주말시험등 확대"

경찰 관계자는 “면허시험 응시 폭주를 해소하기 위해 전국 면허시험장 응시 대기일수를 공개해 응시생을 분산하고 평일 시험시간은 오후7시까지 1시간 연장, 토요일 특별시험도 월 2회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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