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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북한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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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북한軍

입력
2005.08.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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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생합네다. 좋은 시기에 다시 만납시다.”

동해상에서 북한의 배타적경제수역을 표류하던 우리 어선이 북한군으로부터 경고사격까지 받았으나 해역 침범의 오해를 푼 북한 군인들의 살가운 친절을 받고 귀항, 광복 60년을 맞아 남북한 간에 고조된 협력 분위기를 실감케 했다.

동해해양경찰서는 14일 오전 11시30분께 거진 북동방 156마일 해상 북측 배타적경제수역에서 표류하던 동해 묵호항 선적 29톤급 오징어 채낚기어선 성진호가 북한 어업지도선의 경고사격 2발을 맞아 조타실 창문 등이 파손됐으나 인명 피해는 없었다고 16일 밝혔다.

경찰 조사결과 북한 어업지도선은 성진호가 도주하는 것으로 오인해 경고사격을 했고, 북한 군인 6명이 승선해 수색한 뒤 특이사항이 없자 귀환조치했다. 북한 군인들은 수색 당시 선장 최모(50)씨 등 선원 6명을 그늘에서 쉬게 하고 “경고사격을 해서 미안하다. 고생한다.

좋은 시기에 다시 만나자”며 식수를 나눠주는 등 호의적인 태도를 보였으며, 귀환시엔 항로유도까지 해줬다고 경찰은 밝혔다. 선장 최씨는 “북한 군인들은 마치 이웃사촌처럼 잘 대해주었다. 서로 손을 흔들고 헤어졌다”며 “하루 빨리 통일돼 남북한 배가 공동 조업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최씨 등 선원 6명에 대해 수산업법을 적용, 북측 배타적경제수역 침범 경위에 대해 조사중이다. 성진호는 13일 낮 12시 30분께 근해에서 조업하기 위해 묵호항에서 출항했으나 14일 오전 항법장치 이상으로 표류하던 중 북측 배타적경제수역을 침범했다가 북측의 조사를 받고 15일 낮 12시께 묵호항으로 귀항했다.

동해=곽영승 기자 yskwa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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