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승리로 말하겠다.’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17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사우디 아라비아를 상대로 2006 독일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를 한다.
한국은 이미 월드컵 본선티켓을 손에 쥐었지만 이날 경기는 여러모로 본프레레호에게 중요한 의미가 있다. 단순히 지난 3월 사우디 담맘에서 열린 월드컵 최종예선 3차전 때의 충격적인 0-2패배를 설욕하는 차원을 넘어, 동아시아 선수권에서 졸전을 거듭한 본프레레 감독의 재신임을 묻는 중간평가 성격이 강하다. 이를 의식한 듯 본프레레 감독도 안정환 등 해외파 5명을 불러들여 총력전을 공언하고 있지만 이번에도 믿음직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 중도하차란 최악의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사우디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8위로 한국(21위)보다 순위가 낮지만 상당한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실제로 80년 이후 양국 대표팀간 상대전적은 3승5무4패로 한국이 열세다. 더욱이 89년 이탈리아 월드컵 아시아 예선에서 사우디에 2-0으로 승리한 이후 현재까지 2무2패로 16년간 단 한번도 이겨보지 못했다.
본프레레 감독은 사우디전 필승을 위해 스타팅 멤버과 공격전술에 변화를 줄 전망이다. 동아시아 대회때 기대에 못미친 이동국과 이천수 대신, 안정환을 최전방 원톱으로, 박주영 차두리를 좌우 윙포워드로 배치해 파괴력을 높일 예정이다. 또 박지성 김남일이 빠진 중앙 미드필더에는 김두현과 백지훈을 포진시켜 공격조율과 함께 위력적인 중거리포를 가동시켜 공격패턴의 다변화를 꾀할 계획이다.
이에 맞서는 사우디는 느긋한 표정이다. 한국(3승1무1패)을 제치고 조1위(3승2무)를 달리는 사우디는 해외파를 전혀 소집하지 않았다. 또 기존의 주전 6명을 교체하고 국내파로 팀을 구성, 한국전을 본선에 대비한 테스트기회로 삼겠다고 태도다.
1.5군 정도로 평가되는 사우디이지만 발군의 스트라이커 알 카타니가 버티고 있다. 스피드와 개인기, 골결정력을 두루 갖춘 알 카타니는 3월 담맘경기 때 한국수비진을 뒤흔들며 1골1도움을 기록했었다. 한국의 스리백 수비가 그를 어떻게 막느냐가 승패의 관건이 될 전망.
하지만 한국에는 박주영이 있다. 월드컵 최종예선 우즈베키스탄전과 쿠웨이트전에서 연속 2골을 넣은 데 이어 14일 남북 통일축구에서도 그 동안의 부상을 털어내고 득점을 올렸던 박주영은 한국팀에 부족한 골결정력 2%를 채워주며 본프레레호의 구세주 역할을 다시 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박진용 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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