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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 강제철수 개시 '폭풍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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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 강제철수 개시 '폭풍전야'

입력
2005.08.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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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유대인이지 나치가 아니라고!”

이스라엘 가자지구 내 유대인 정착민의 자진철수 마감시한을 하루 앞둔 16일 정착촌 주변에서는 주민들과 군인 간에 충돌이 하루종일 이어졌다. 5만 5,000명의 병력과 8,000명의 경찰을 동원해 진입로를 봉쇄한 이스라엘 정부는 이날부터 정착촌 내부로의 음식물 공급도 중단시켰다. 입구에는 ‘진입금지, 가자지구에 진입하는 것은 법으로 금지됐다’는 푯말이 내걸렸다.

그러나 철수예정 정착촌 21곳 중 16곳이 밀집한 구시 카티프에서는 전통복장과 저항의 상징인 오렌지색 옷을 입은 주민들이 무장한 이스라엘군 앞에서 유대교 경전인 토라를 읽으며 신이 유대인에게 약속한 땅을 지킬 것을 다짐했다. 일부 강경파 주민들은 정착촌 입구에서 인간띠를 만들고, 타이어를 불태우며 저항했다. 팔레스타인이 사용하지 못하도록 각종 기물을 부수기도 했다.

강경파 주민들은 이스라엘군이 강제철수를 개시하는 17일 0시 이후에도 저항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구시 카티프 내 최대 정착촌인 네베 데칼림에 거주하는 오리트 칼파(32)는 “우리는 이곳을 절대 떠나지 않고, 팔레스타인 테러리스트들에게 항복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밤이 되자 주변 도로에는 이삿짐 트럭행렬이 이어졌다. 강경파의 눈을 의식하던 온건파 주민들이다. 이스라엘 정부관리는 이 지역 주민 8,000여명 가운데 66%가 철수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가족 당 15만~40만 달러(약 1억5,000만~4억원)의 보상금을 받고 서안지역 등 인근 정착촌으로 이주할 계획이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도 이 지역에 7,500명의 경찰과 보안군을 투입, 양국의 과격파들 사이에서 빚어질 지 모르는 유혈 충돌에 대비하고 있다.

홍석우기자 muse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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