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ㆍ15 민족대축전에 참석하는 17명의 북측 당국 대표단은 14일 오전 10시30분 고려항공 전세기편으로 인천공항에 도착한 뒤 자정 무렵까지 빡빡한 일정을 소화했다.
이해찬 총리와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이들을 직접 환대했고, 북측 대표단은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 참배를 마친 뒤 더욱 환한 표정으로 행사에 참석했다.
북측 대표단은 이날 오후 9시30분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이 총리 주최의 환영만찬에 참석하는 것으로 첫날 일정을 마쳤다.
한식 차림의 만찬장에서 이 총리는 “민주화운동을 하면서 분단을 악용하는 군부독재를 청산하지 않고는 통일을 이룰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축구 결과도 화제였다. 정 장관이 “시장하시겠다”고 하자 북측의 임동옥 노동당 통일전선부 제1부부장은 “세 끼나 먹었는데 배가 고플 리 있겠느냐”며 북측 축구대표팀의 0-3 패배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에 정 장관이 “외국인인 본프레레 감독이 요새 좀 몰리고 해서 그런 것 같다. 너무 많이 넣었다. 2대1이면 모를까”라고 화답하면서 만찬장에는 폭소가 터지기도 했다.
이에 앞서 북측 대표단이 낮 12시께 숙소인 서울 워커힐호텔에 도착하자 정 장관과 함께 임동원ㆍ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등 남측 당국 대표단 일행이 현관 앞까지 나와 이들을 반갑게 맞았다.
남북 대표단은 호텔 환담장에서 농사 작황 등을 주제로 10분간 대화를 나누며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였다.
정 장관이 “농사는 잘 되나요”라고 묻자 북측 대표단장인 김기남 노동당 비서는 “지원을 잘 해줘서 작황이 좋다”며 “민족통일과 단합에 경제협력이 좋다는데 어려울 때 돕는 게 동포”라고 사의를 표시했다.
김 비서는 또 “공항에 도착한 뒤 만나는 사람마다 환대해줘서 역시 동포가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김 비서 일행은 현충원 참배를 마친 뒤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 인근에서 열린 민족통일대행진과 민족대축전 개막식, 남북통일축구경기에 참석했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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