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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16일 44돌 생일…'자축'보단 '자숙'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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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16일 44돌 생일…'자축'보단 '자숙'분위기

입력
2005.08.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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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경제인연합회가 16일로 창립 44주년이 된다. 하지만 별다른 행사 없이 조용히 지낼 예정이다.

전경련이 생일날에 생일상도 제대로 차리지 못하는 것은 잇따라 터져나온 악재와 무관치 않다. 우선 대표적인 회원사인 삼성그룹이 옛 안기부 ‘X파일’ 사건 수사와 2002년 불법 대선자사건 재조사 문제에 휩싸여 있다. 경영권을 둘러싼 두산그룹의 형제간 갈등은 폭로전으로 이어지면서 대기업의 도덕성을 다시 여론의 도마 위에 올려놓았다.

여기에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파업사태에서 노사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해 정부의 긴급조정권이 발동됐다. 또 현대자동차의 임단협 결렬로 파업 찬반투표가 예고돼 있다. 이처럼 재계가 어느 때보다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있는 형편이다 보니 전경련으로선 생일상을 차릴 형편이 되지 않는다.

여기에 전경련 회장인 강신호 회장이 운영하는 동아제약이 박카스 불법 유통 및 허위세금계산서 수수 혐의 등으로 경찰 조사에 이어 국세청 세무조사까지 받고 있는 상황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회원사들과 관련된 잇따른 악재로 제대로 말도 못하는 분위기인데다 또 무슨 일이 일어날 지 조마조마하다”며 “동아제약 문제는 제약업계의 유통 관행 문제로 심각한 분위기는 아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 탓에 경제 문제를 풀기 위한 정부와의 대화가 제대로 될 리 만무하다. 전경련과 대한상의 등 경제5단체는 지난달 27일께 발표하려던 경제활성화를 위한 대정부 건의를 취소하기도 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불거진 문제들이 파국으로 치닫지 않고 수습되기를 바라며 조용히 지켜 보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종수 기자 j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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