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의 비정부기구(NGO)가 광복 60년만에 최초로 광복절 기념식을 같이 했다.
아시아의 화합과 평화를 기원하며 후지마루(富士丸)호를 타고 한중일 3개국을 순회중인 ‘Peace & Green Boat 2005’ 참가자 600여명은 15일 오후 6시 부산 중구 영주동 부산민주공원에서 ‘광복 60년 종전 60년 기념식’을 거행했다. 일본인들이 국내 광복절 기념식에 단체로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참가자들은 이날 한일 과거사를 되새기며 아시아의 평화와 화합된 미래를 기원했다.
최 열 환경재단 상임이사는 “한일 양국은 지금 역사인식, 독도 문제 등으로 심각한 대립을 겪고 있다”며 “시민사회와 NGO가 나서서 한일간 갈등과 대립을 해소하자”고 말했다. 요시오카 다츠야(吉岡達也) 피스보트 공동대표는 “일본은 식민지배와 태평양전쟁으로 인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의 여러 나라에 큰 고통을 주었는데도 지난 60년 동안 피해 국민들이 수긍할 만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국 환경재단과 일본 피스보트는 이날 ‘8ㆍ15 60년, 미래를 위한 공동 선언문’을 통해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의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 반대 ▦한반도 비핵화 실현 ▦일본의 역사왜곡 반대 ▦전쟁포기를 선언한 일본 평화헌법 9조 수호 등 4개항의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기념식에 이어 가수 장사익씨, 재일동포 뮤지션 조박씨 등이 출연한 8ㆍ15기념 콘서트가 열렸다.
지난 13일 정오 도쿄(東京) 하루미(晴海)항을 출발, 이날 오전 8시께 첫 기항지인 부산에 도착한 참가자들은 기념식에 앞서 경남 합천군의 원폭피해자복지회관을 방문해 피폭자들의 참상을 살펴보고(관련기사 8면), 울산시 울주군 온산산업단지에서 공업화로 인한 환경오염 실태 등을 견학했다.
참가자들은 이날 밤 11시 부산항을 출항, 17일 오전 두번째 기항지인 인천에 도착한다. 판문점과 임진각 등을 둘러보며 남북 분단의 현장을 체험한 뒤 18일 중국 단둥(丹東)으로 향한다
부산=송두영기자 d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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