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 결정에 대한 기업들의 불만이 폭발하면서, 공정위에 대한 소송사태가 봇물을 이룰 전망이다.
15일 공정위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이 개정 공정거래법에 대한 헌법소원을 제기한데 이어, 최근 공정위로부터 제재를 받은 업체들이 법원에 행정소송을 낼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재 공정위를 상대로 소송을 하겠다는 방침을 밝혔거나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업체는 모두 20여개 회사. 최근 담합행위를 이유로 1,000억원대의 과징금을 부과 받은 KT 등 통신업체, 100억원대의 과징금 제재를 받은 비씨카드와 11개 회원 은행들이 대표적인 경우다.
또 공정위가 하이트맥주와 진로의 결합을 조건부로 승인한 데 대해 오비맥주와 지방 소주회사들이 법적 대응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옛 범양상선(현 STX팬오션) 인수 과정에서 지주회사 규정을 위반해 36억원의 과징금이 부과된 STX그룹도 이의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행정소송을 제기하겠다는 입장이다. 컴퓨터 소프트웨어 프로그램 ‘끼워팔기’ 혐의로 공정위 조사를 받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도 불리한 결정이 나오면 소송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소송 움직임에 대해 공정위는 “기업들이 정말로 소송을 낼지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신경 쓰이는 표정이 역력하다. 대기업과 잇따라 소송을 벌일 경우 ‘경제 검찰’로 불리는 공정위 위상의 추락이 염려된다는 것이다. 강철규 공정위원장이 최근 한 강연에서 “이해 관계자의 저항 등으로 법 집행에 어려움이 발생한다”고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조철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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