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은 그 나라의 문화와 역사, 자연과 관련이 있는 식물을 나라꽃으로 정하고, 갖가지 축제 등을 열어 국민들이 그 향기에 흠뻑 취하게 만들고 있다.
영국, 햄턴코트 궁전 축제 130년 이어져
장미가 국화다. 나라꽃 이야기가 나오면 ‘영국=장미’라는 등식이 맨 먼저 떠오를 만큼 세계적으로 알려져 있다. 매년 각 도시마다 크고 작은 장미 축제가 열린다. 가장 큰 축제는 1876년부터 열리고 있는 햄턴코트 궁전 장미축제다. 매년 새로운 종의 장미들이 쏟아져 나와 다양한 빛깔과 모양을 뽐내며 품종 경연대회를 열기도 한다.
중국, 꽃놀이 서화 사진전 등 행사 다채
국화 지위를 둘러싸고 매화와 모란이 80년대 이후 논란을 벌이고 있으며 아직 공식적인 국화는 없다. 하지만 중국을 상징하는 꽃은 모란 쪽에 약간 기울어 있는 느낌이다. 중국인들은 옛날부터 모란을 ‘만화일품(萬花一品)’이라 불러 왔으며 당나라 문인 구양순도 “낙양 흙은 꽃에 가장 어울려 모란이 세상에 제일”이라 극찬했다. 별칭이 모란성(牧丹城)이기도 한 낙양에서는 1983년 첫 번째 낙양 모란꽃 축제를 열었고 이후 해마다 꽃놀이, 서화, 사진전, 연등 전시와 같은 이벤트를 연다.
네덜란드, 화훼업체 400여개 비즈니스도
16세기 말 해상 무역을 선도했던 네덜란드 상인들은 동양의 한 구근(球根)식물에 반해 버렸다. 튤립 하나에 집 한 채 값이 오가는 등 ‘튤립 투기’ 바람이 일기도 했다. 이 후 네덜란드는 튤립 강국이 돼 매년 20억 송이의 튤립을 전세계에 수출하는 나라가 됐다. 1949년 이래 매년 3월 하순에서 5월 중순 사이엔 퀘켄호프 지방에서 네덜란드 최대 튤립 축제가 열린다. 이 축제에서는 400개가 넘는 화훼업체의 비즈니스 활동이 함께 펼쳐진다.
일본, 벚꽃 5,000그루 넘는 히로사키 유명
법으로 정해진 건 아니지만 황실의 상징인 국화(菊花)와 더불어 벚꽃을 나라꽃으로 보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춘분 무렵 벚꽃이 북상한다는 보도가 나오기 시작하면 일본인들은 ‘하나미(花見ㆍ꽃구경)’에 마음이 설렌다. 4월 하순에서 5월 상순에 열리는 히로사키(弘前) 벚꽃 축제는 5,000그루가 넘는 벚꽃을 자랑하는 일본 제일의 벚꽃 축제다.
박원기 기자 o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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