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검색 포털 구글(Google)의 홈페이지에는 매년 8월 15일이면 무궁화 장식 로고가 뜬다. 전세계 100여개에 이르는 구글의 국가별 홈페이지 관리를 맡고 있는 웹마스터 황정목(27ㆍ캘리포니아 거주)씨는 전세계에 광복절을 알리기 위해 2001년, 만든 디자인이다.
2000년 개설된 인터넷 사이트 ‘무궁나라’는 생활속에서 무궁화와 친해지는 길이 펼쳐져 있다. 여기 접속하면 깜찍한 무궁화 캐릭터 인형 무궁돌이와 무궁나리를 비롯해 탁상용 달력, 열쇠고리, 무궁돌이가 찍힌 어린이용 양말 등 다양한 상품을 볼 수가 있다.
이 사이트에는 ‘무궁화 키우기’ 게임도 있다. 한때 폭발적인 인기를 끈 ‘아마고치 키우기’에서 착안한 놀이. 6종류의 무궁화 중 하나를 골라 물과 양분을 주며 정성스럽게 키우면 결국 꽃을 피우게 된다는 각본이다. 한번 꽃을 피운 무궁화는 사이버상에서 본인의 정원에 자신의 이름으로 보관된다.
이 밖에 무궁화 캐릭터에 색을 입히는 색칠하기와 무궁화 모양의 퍼즐 맞추기 등 흥미를 끄는 게임도 있다. 주인공 김씨는 ‘무궁화 전도사’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이 사이트가 기록한 최대 회원수는 10만여명(2003년)으로 기록돼 있다.
무궁화는 또 우표 도안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2004년 11월 1일 우표 요금이 인상되면서 새 우표로 대거 교체 발행됐을 때, 흰색과 분홍색의 무궁화 디자인이 빠지지 않았다. 190원, 220원, 240원, 310원권 등 4종의 우표에 선명하게 찍힌 무궁화 그림은 곧 한국인의 일상 풍경이다.
뿐만 아니라, 길거리에서는 무궁화 디자인이 들어간 하와이언 스타일의 셔츠도 낯익다. 무궁화가 잔잔하게 그려진 한복 등 무궁화는 의상 디자인의 소재로 낯을 익혀 와, 남성 한복 단추로까지 영역을 넓혔다. 부채, 노리개, 골무 등은 물론 요즘은 손지갑이나 넥타이까지 나왔다.
무궁화를 소재로 택해 텍스타일, 그림, 캐릭터 등 동료들과 무려 2,002점에 달하는 패션 용품을 고안해 온 디자인 윌 김영만 대표는 “각종 상품 개발 등을 통해 무궁화가 생활 속의 무궁화가 되기를 바란다”며 “지금보다 더 다양한 상품으로서 경쟁력을 갖추면 무궁화가 한층 더 우리 생활 속으로 들어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궁화에 대한 오해를 불식하기 위한 작업의 전초라는 것이다.
이런 상품들 외에도 우리가 평소에 의식하지 못 하는 곳곳에 무궁화는 오김 없이 모습을 드러낸다. 우리나라 정부를 상징하는 로고와 국회의원을 상징하는 금뱃지, 경찰을 상징하는 로고도 무궁화 문양이다. 위조 방지를 위해 여권에 그려져 있는 디자인 역시 무궁화 문양.
조윤정기자 yj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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