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ㆍ15 민족대축전에 참석 중인 북측 대표단 32명이 14일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찾아 현충탑에 참배했다. 6ㆍ25 전쟁 이후 처음인 북측 대표단의 현충탑 참배는 남북간 불행했던 과거를 극복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나 6ㆍ25 전쟁에 대한 명시적 사과가 없는 한 대외적 이미지 제고를 염두에 둔 정치적 제스처일 수도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북측 당국대표단 단장인 김기남 노동당 등은 이날 오후 3시 현충원을 찾아 10여 분 동안 머무르며 6ㆍ25 전사자 위패와 무명용사 유골이 봉안된 현충탑 앞에서 묵념 행사를 가졌다. 그러나 헌화, 분향, 방명록 작성 등의 일반적인 참배절차는 남북간 사전 합의에 따라 생략됐다.
김기남 비서는 참배에 대해 “조국광복을 위해 생을 바친 분이 있어 방문하겠다는 의견을 제기한 것”이라고 말했고 임동옥 노동당 통일전선부 제1부부장은 “현충원 참배는 어려운 결정이었으며 기본은 이념을 초월하자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정부는 북측 대표단의 참배에 대해 “진정한 광복을 위해 과거의 역사와 화해하고 새로운 미래를 향해 나가는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역사적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참배는 8ㆍ15 민족대축전 당국대표단 파견 문제 협의과정에서 5일 북측이 먼저 참배 의사를 전달했고 9일 정부가 이를 수용해 이뤄졌다.
이에 앞서 북측 당국대표단과 민간대표단은 고려항공 전세기 2편에 나눠 타고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오후 6시부터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남북ㆍ해외대표와 시민 등 6만5,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8ㆍ15 민족대축전 개막식과 남북통일축구경기가 열렸다.
한편 북측 대표단은 16일 김원기 국회의장 초청으로 국회를 방문할 예정이며 17일 청와대로 노무현 대통령을 예방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신기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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