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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태평양 고속 성장, 해태제과·동아건설은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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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태평양 고속 성장, 해태제과·동아건설은 추락

입력
2005.08.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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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창업된 기업들은 지금 어떤 모습일까. 올해로 환갑을 맞은 기업들은 모두

20여개사. 하지만 60년전 같은 출발선에 섰던 이들 기업들의 현주소는 크게 엇갈려 거센 파도처럼 출렁거렸던 재계의 부침사를 실감케하고 있다.

광복되던 해에 설립된 기업 가운데 가장 큰 기업군으로 성장한 곳은 한진그룹. 고 조중훈 회장이 1945년 11월 트럭 한 대로 차린 ‘한진상사’가 모태인 한진은 56년 주한미군과의 화물수송계약, 69년 대한항공 인수 등을 통해 비약적 성장을 거듭하며 현재 23개 계열사를 거느린 굴지의 ‘육ㆍ해ㆍ공’ 재벌이 됐다.

부동의 화장품 업계 1위 태평양도 대표선수. 창업 이후 60년간 단 한번도 적자를 내지 않는 신화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또 76년 기업 공개 이후 현재까지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중외제약과 노루표 페인트로 유명한 ㈜DPI(옛 대한페인트잉크)도 장수기업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식품업계에서 지난 60년간 경영을 이어온 해태제과와 삼립식품은 주인이 바뀐 뒤 재기의 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기업들이다. 민족자본으로 출발한 해태제과는 ‘해태 카라멜’, ‘부라보콘’, ‘맛동산’ 등으로 전성기를 누렸으나 97년 부도가 나 외국자본인 USB컨소시엄에 인수된 뒤 올초 다시 크라운제과로 넘어갔다.

중동에서 한국기업의 혼을 심었던 동아건설도 현재 파산절차를 밟고 있다. 동아건설은 80년대 당시 세계 최대 규모인 리비아 대수로 공사를 수주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건설업체로 기세를 한껏 올렸다. 하지만 98년 유동성 위기로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1호 기업으로 지정된 뒤 2001년에는 파산 선고까지 받고, 잔여공사만 수행하며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박일근 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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