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업계에 ‘추투(秋鬪)’ 회오리가 몰려올 조짐이 보이고 있다.
완성차 업체 노조들이 올해 임금단체협상 결렬을 선언하거나 쟁의조정을 신청중이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 노조는 12일 노사 임단협 결렬에 따른 쟁의조정을 중앙노동위원회에 신청했다. 현대차 노조는 16일 대의원대회를 열어 파업을 결의하고 23~24일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키로 했다.
이에 앞서 현대차 노조는 11일 회사측과 가진 16차 교섭에서 “임단협 관련 회사측 안을 제시할 것을 요구했지만 내놓지 않아 협상이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며 협상결렬을 선언했다.
현대차 노사는 6월 2일 임단협을 시작했으며 노조는 임금 10만9,181원인상, 당기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상여금 800%로의 인상, 주간연속 2교대제 실시, 노조 경영 참여확대 등을 요구하며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이에 대해 현대차 회사측은 “고유가와 내수시장 침체, 환율불안정, 수출시장 환경악화 등으로 노조의 요구를 수용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맞서고 있다.
기아차 노사도 지난달 12일부터 노조의 기본급 10만7,485원 인상과 성과급 300%+α 지급 등의 임금요구안과 고소ㆍ고발에 따른 벌금의 사측 부담 등을 내용으로 한 9개 별도 요구안을 놓고 임금협상을 벌이고 있다. 기아차 노조는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16일 임시 대의원 대회를 열어 쟁의조정 신청을 결의키로 하는 등 전의를 다지고 있다.
쌍용차 노조는 지난 6월 14일 상견례 이후 벌여온 임금협상이 부진하자 10일 중노위에 쟁의조정을 신청했다. 쌍용차 노사는 9일 12차 교섭을 가졌지만 정년보장 등을 담은 노조의 별도요구안만 논의한 채 임금협상안은 다루지도 못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임단협이 예년보다 늦게 시작돼 상대적으로 시간적인 여유가 줄어든 데다 노사간 이견이 커 교섭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달말 금속연맹의 비정규직 지원을 위한 부분 파업이 예정돼 있어 임금협상이 자칫 파국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GM대우차와 대우인천차(옛 대우차 부평공장)는 노조가 사측과 합의한 월임금 8만5,000원 인상과 타결 일시금 150만원 및 격려금 100만원 지급 등의 임금협상안을 지난 5일 조합원 찬반투표로 가결시켜 국산차 업계 중 처음으로 올해 임금협상을 매듭지었다.
박일근 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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