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광복 60주년을 앞두고 잊혀진 독립운동가들을 끈질기게 발굴해 온 두 향토사학자가 눈길을 끈다.
밀양 출신 독립운동가 재조명에 몰두해 온 손정태(58) 밀양문화원 이사와 잊혀진 두 독립운동가를 발굴해낸 대구의 향토사학자 김일수(42ㆍ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 직원)씨.
손 이사는 1919년 중국에서 조직된 조선의열단 단장인 약산(若山) 김원봉(金元鳳)과 단원 석정(石正) 윤세주(尹世胄)의 행적을 끈질기게 추적한 끝에 이들의 숨은 공적을 발굴했다.
손씨는 2001년 중국 옌지(延吉) 등 항일투쟁 전적지를 여행하다 밀양 출신 독립운동가 연구에 뛰어들었다. 이후 국사편찬위원회를 수십 차례 방문해 관련 자료를 뒤지다 월북자라는 이유로 묻혀버린 김원봉의 독립운동 행적을 발굴했다.
그는 “김 선생은 외세에 의존하지 않고 우리 민족끼리 민주주의 국가를 세우기 위해 투쟁한 독립운동가였지만 월북했다는 이유로 줄곧 외면당했다”며 “이처럼 조명받지 못한 독립운동사도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의 노력은 지난해 밀양 독립기념관 착공과 밀양문화원 부설 독립운동사연구소 발족이라는 결실로 이어졌다. 10월에는 김원봉 전기를 내고 국제학술회의도 개최할 계획이다.
그는 “현재 다른 밀양 출신 독립운동가 3명에 대해 독립운동유공자 지정 신청을 내는 등 70여 명의 명예회복을 추진 중”이라며“독립운동유공자들의 친일 행적 여부를 가려내는 작업도 병행해 최소한 왜곡된 역사를 답습하는 일은 막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국 근현대사를 전공한 김일수씨는 10여 년 전 일제시대 민중ㆍ농민운동을 조사하기 위해 문헌을 뒤지다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독립유공자 2명을 발견했다. 정부가 15일 건국훈장 애국장을 수여하는 강태진(1892~1926)과 정운해(1893~1945)가 바로 그들. 김씨는 항일운동의 공로가 컸던 이들의 활동이 전혀 알려지지 않은 점이 이상해 일제 관헌과 총독부 문서, 신문 등 각종 문헌을 뒤지며 행적을 추적했다.
그 결과 둘 다 1910년대 중국 옌지 등에서 독립운동을 하다 국내에 들어와 독립군을 모집하고 독립운동 자금을 모금했으며 옥고까지 치른 사실을 확인했다. 그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사비를 들여 이들의 고향인 경북 영주와 대구를 찾아가 현장조사까지 마쳤다. 수년에 걸쳐 이들의 행적과 공로를 입증하기 위해 모은 자료도 수십여 권에 달한다.
그는 “살아서도, 죽어서도 영예롭지 못했던 분들을 한 명이라도 찾아내 명예를 회복시켜 드리는 것이 후대의 도리”라며 “항상 좋은 결과를 얻지는 못하지만 힘 닿는 한 발굴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밀양ㆍ대구=연합뉴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