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간지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는 연초 미 국무장관의 성공 비결에 관한 기사를 실었다. ▦대통령과의 밀접한 관계 ▦팀플레이 정신 ▦의사소통 능력이 바로 그 비결이다.
이 신문은 이 세 가지 덕목을 고루 갖춘 ‘가장 성공한 국무장관’으로 레이건 2기 행정부 때의 조지 슐츠를 꼽았다. 슐츠는 레이건 대통령의 절대적 신임을 얻었고 국무부 직업외교관들의 의견을 경청했으며 탁월한 의사소통으로 미국 외교의 황금기를 이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 최근 취임 6개월을 맞은 콘돌리사 라이스 미 국무장관에게 쏟아지고 있는 찬사로 볼 때 성공한 그 순위를 다시 매겨야 할지도 모른다. 시사주간 타임 최신호는 라이스 장관 6개월 평가 기사에서 “그의 재직 6개월 직무 가운데 놀라운 것이 많았다”고 상찬했다.
타임은 무엇보다도 미 행정부 내 네오콘 강경파의 독단주의를 제어하고 국무부의 외교주도권을 확립한 것을 높이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도 부시 1기 행정부 때 국방부와 국무부가 사사건건 갈등하던 양상이 사라진 점 등을 들어 그의 리더십에 찬사를 보냈다.
■ 북핵 6자회담의 재개 및 4차 회의 과정에서 미국측이 북한과 실질적 양자대화를 갖고 유연한 자세를 보인 것도 라이스 장관의 지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부시 1기 행정부의 콜린 파월 장관 시절에는 네오콘들의 위세에 꿈도 꾸지 못한 일이다. 라이스 장관의 파워는 부시 대통령의 절대적 신임에서 나온다. 그는 부시 대통령의 워크 와이프(work wife)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업무 영역에서 부시 대통령과 지근거리를 유지한다.
■ 타임에 따르면 그는 새벽 4시45분에 일어나며 6시30분에 업무를 시작한다. 취임 후 6개월간 39개국을 방문, 국무장관으로서 최단 시간에 최다 국가를 방문한 기록을 세웠다. 원래 강한 이미지 때문에 ‘전사 공주’(Warrior Princess)라 불렸으나 국무장관 취임 후에는 부드럽지만 강력한 추진력을 발휘해 ‘벨벳 해머’(Velvet Hammer)라는 별명을 새로 얻었다.
최근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뽑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00인’에서 2년 연속 1위에 오른 그는 2008년 대선후보로도 거론된다. 북핵 문제, 이라크 안정 등의 난제들이 많아 쉽지 않겠지만 그가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첫 여성 대통령이자 첫 흑인 대통령이라는 점에서 미국의 역사를 다시 쓰게 된다.
이계성 논설위원 wk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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