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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주박] "검사 100명 회식" 속이고 또 속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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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주박] "검사 100명 회식" 속이고 또 속이고

입력
2005.08.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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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를 사칭하며 택배 직원을 시켜 교묘하게 식당 주인의 돈을 가로챈 절묘한 사기사건이 발생했다.

광주 서구 상무지구 한 식당에 10일 낮 12시20분께 자신을 대검 최모 검사라고 밝힌 한 남자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이 남자는 “대검 검사 100여명이 광주를 방문하는데 3일 동안 저녁 식사를 하겠다”며 식당 주인의 아들 강모(26)씨에게 식사비를 자세하게 물었다.

남자는 30여분 뒤 다시 강씨에게 전화를 걸어 “식대를 선불로 줄 테니 광주지검 민원안내실로 찾아오라. 500만원 짜리 수표를 갖고 있으니 거스름돈 160만원을 현금으로 가져오라”고 말했다.

강씨가 은행 봉투에 돈과 세금계산서를 챙겨 광주지검으로 가는 동안 광주지검 안내실에도 대검 최모 검사라는 남자의 전화가 걸려 왔다. 이 남자는 “휴가차 광주에 왔는데 아는 사람이 물건을 봉투에 넣어 가져올 테니 맡아달라”며 “택배 직원이 오면 봉투에서 3만원을 꺼내주고 봉투도 줘라”고 말했다.

강씨는 광주지검에 도착할 무렵 남자로부터 “광주 문화수도 관련 대책회의가 늦어지고 있으니 안내실에 거스름돈은 맡기고 시청 주차장으로 와서 돈을 받으라”는 전화를 받았다. 강씨는 광주지검 안내실에 160만원을 맡기고 시청으로 가 남자를 찾았으나 허사였다.

그 시각 광주지검 안내실에 도착한 택배 직원에게 “안내실에서 물건을 찾아 지검 앞 다방에 있는 수사관에게 전해달라”는 전화가 다시 왔다.

잠시 후 남자는 다시 택배 직원에게 “수사관이 바빠서 못 갔으니 광주지검 우편함 위에 물건을 올려놓은 뒤 시청 민원실에서 최모 검사를 찾으라”고 말했다.

광주지검 안내실 직원으로부터 3만원을 받은 택배 직원은 남자가 시키는 대로 돈봉투를 우편함에 올려놓고 시청으로 찾아갔으나 허탕치고 말았다. 그 사이 우편함 위의 돈봉투는 감쪽같이 사라졌다.

광주=김종구 기자 sor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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