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ㆍ기아차 그룹이 11일 최한영 현대ㆍ기아차 마케팅총괄본부장 겸 전략조정실장(사장)을 상용사업담당 사장으로 전보 발령하고, 후임에 이재완 전 마케팅총괄본부장(부사장급)을 재선임하는 등 일부 경영진 인사를 단행했다.
최 사장은 현대차 홍보실장 겸 수출마케팅 전무, 현대ㆍ기아차 마케팅총괄본부장(부사장), 현대ㆍ기아차 전략조정실장(사장)을 거쳐 지난 3월부터 마케팅총괄본부장 겸 전략조정실장으로 일해왔다. 뛰어난 화술과 치밀한 판단력, 효과적인 홍보전략 등으로 정 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보필해왔다.
새로 그룹마케팅총괄본부장을 맡은 이 부사장은 96년 마케팅본부기획실장(이사대우), 2002년 현대ㆍ기아차 상품기획총괄본부 부본부장(전무)을 거쳐 지난 3월 마케팅총괄본부장을 끝으로 퇴진했다가 화려하게 재기했다.
그룹의 핵심 요직인 전략조정실장을 맡아온 최 사장이 현대자동차의 전체 자동차 사업에서 25%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는 상용사업 담당 사장으로 간 것은 이례적이라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현대ㆍ기아차 그룹이 일부 경영진 재배치를 통해 조직 정비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실제 지난 4월 그룹 기획총괄담당을 맡다 현대모비스 부회장으로 옮긴 이상기 부회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9일 사표를 제출해 수리된 상태다. 또 지난 5월에는 현대차 인도법인 사장에서 INI스틸 사장으로 옮겨간 성병호 사장이 인사가 난 지 두 달만에 사퇴했다.
그러나 현대ㆍ기아차 그룹 관계자는 “승용차 부문에서 가치가 높아진 현대차 브랜드를 상용사업 부문에 접목시켜 상용차 사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올해 1ㆍ4분기에 중국 시장에서 합작사인 베이징현대를 통해 승용차 판매 1위를 달성한데 이어 트럭과 버스 등 상용차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지난 6월 광저우기차와 ‘광저우현대기차유한공사’(이하 광저우현대) 설립에 관한 합작의향서(MOU)를 체결했다.
광저우현대는 현대차와 광저우기차가 2011년까지 총 12억4,000만달러를 50 대 50으로 투자, 광저우공항에서 북서쪽으로 4㎞ 거리에 있는 광저우시 화두구 총 60만평 부지에 연간 20만대 생산 규모의 공장을 짓게 된다. 첫 생산은 2007년 2만대 규모다.
현대ㆍ기아차 그룹 관계자는 “상용사업은 그동안 최재국 현대차 사장이 직접 챙겨온 부문으로, 중국 시장에 본격 진출하기 위해 이번에 사업을 최한영 사장이 전담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일련의 인사는 조직 정비나 세대 교체 등과는 무관하며, 후속 경영진 인사도 당분간 없을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박일근 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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