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재학생이나 졸업자를 대상으로 모집하는 육군의 각종 초급장교 선발전형에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을 필수적으로 요구하고 있어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높다.
현재 육군이 초급장교를 충원하는 통로는 육군사관학교와 3사관학교 학사사관(일명 학사장교) 학군장교(ROTC) 등 크게 4종류. 이 가운데 육사를 제외하고 대학 재학생이나 졸업자를 대상으로 모집하는 나머지 사관후보생 선발에는 모두 수능성적이 필수전형 요소다.
주로 대학 졸업자들이 지원하는 학사장교의 경우 1,000점 만점에 수능성적의 배점을 200점으로 대학성적과 동일하게 반영하고 있다. 학사장교는 여군장교를 포함해 연간 900여명씩 임관, 육군 초급장교 충원의 주요한 통로가 되고 있다.
육군과 마찬가지로 학사장교를 선발하는 해군과 공군은 수능 대신 다른 선발기준을 적용, 대조를 이루고 있다. 해군은 공통 전형자료로 대학 전학년 성적과 토익ㆍ토플성적을 요구하고 병과별로 영어 등 별도의 필기시험을 치르고 있다. 공군은 대학성적 등 전형자료와 국어ㆍ영어ㆍ수학ㆍ국사 등 4과목에 대한 별도의 필기시험을 통해 선발하고 있다.
이에 비해 육군은 대학 2학년 이상을 대상으로 모집하는 3사관학교나 ROTC 선발에도 수능성적을 요구하고 있다. 연간 3,000여명씩 임관하는 ROTC의 경우 1,000점 만점의 전형요소 가운데 수능성적(300점)의 배점이 대학성적(200점)보다 높고 3사관학교는 수능성적을 50%나 적용해 1차로 대상자를 추린다.
대학생이나 대학을 졸업한 성인들이 진로로 선택하는 초급장교의 선발전형에 수능성적을 활용하는 것은 구시대적 발상이라는 데는 대부분 군 관계자들도 동의하고 있다.
이병호 ‘학벌없는 사회’ 대변인은 “국가에 봉사하는 자세가 중요한 군에 입문하는 과정에서 수능점수 몇 점이 장벽이 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초급장교 선발에 적합한 전형기준을 마련하는 게 시급하다”고 말했다.
특히 대부분 대학이 편입학에 영어 등 별도의 필기시험을 적용하는 것을 감안할 때 학사 편입과 다를 바 없는 3사관 후보생 선발에 수능을 반영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지원자들은 해마다 난이도 조절논란을 겪는 수능을 전형에 반영하는 것도 문제삼고 있다. 그러나 국방부 인력관리 담당자는 “수준이 천차만별인 대학에서 몰려드는 지원자를 일괄적으로 비교할 마땅한 기준이 없어 가장 공신력있는 수능을 전형요소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곤 기자 j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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