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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北손님 배려 미덕 보일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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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北손님 배려 미덕 보일때

입력
2005.08.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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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6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남북통일축구경기를 놓고 말들이 많다. 입장권 배분 방식, 태극기 반입 금지와 '대~한민국’ 응원구호 자제 요청에 대해 문제제기가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내 나라, 내 땅에서 국기와 국호도 마음대로 못 쓰느냐”는 일부의 볼멘 소리도 들린다. 그러나 이런 문제제기는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다.

남북 축구협회는 지난달 개성에서 만나 경기 응원은 공동으로 하고 경기장에서는 한반도 단일기만을 사용하기로 합의했다. 과거 몇 차례 서울과 평양을 오가며 열렸던 남북축구경기의 관행을 따른 것이다. 또한 ‘대~한민국’ 구호도 상대 입장을 생각해 자제해 달라는 요청일 뿐이다. 관중들이 ‘대~한민국’을 외치면 막을 수도 없다.

대한민국은 자유국가이니까.

물론 남측 준비위가 홍보나 설득을 제대로 하지 못한 책임은 있다. 하지만 과거와는 달리 유독 이번에만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따지는 것은 맞지 않다.

국호와 국기의 중요성은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그런데 이미 아테네나 시드니올림픽 때 60억 지구인 앞에서 태극기, 인공기 대신 한반도 단일기를 들고 남북이 공동 입장하지 않았던가. 한반도의 화합과 평화, 통일을 기리는 이번 8ㆍ15 행사에서 남북이 각각 태극기와 인공기를 들고 체제대결을 벌일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지난 6ㆍ15 남북 공동행사 때 북측은 남측을 배려해 평양시내에서 일부러 인공기를 치웠다. 우리도 그 정도는 아닐지라도 상호 존중의 정신은 발휘해야 하지 않을까. “어려운 걸음을 한 손님을 정중하게 대하는 것은 우리 고유의 미덕”이라는 남측 준비위 백낙청 상임대표의 말이 지극히 당연한 상식이 아닐까 싶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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