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서울 도심에서 열리는 대규모 광복절 기념행사 가운데 경찰이 서울시 주최 행사에 대해서만 교통 통제를 하지 않기로 해 서울시가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이날 도심 경복궁 앞, 서울광장, 숭례문광장에서는 광복 60주년을 기념하는 3개의 대형 행사가 비슷한 시간대에 제각각 열린다. 정부 주최 행사로는 낮12시~오후6시 세종로 일대에서 ‘차 없는 거리 축제’, 오후 7시10분~9시 숭례문광장에서 대중음악콘서트 ‘새로운 시작, 평화의 노래’가 열린다. 서울시는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오후 7시30분~9시 서울시립교향악단의 광복절 기념음악회를 개최한다.
3개의 대형 행사가 겹쳐졌으나 경찰은 이들 중 세종로와 남대문 일대의 행사에 대해서만 교통을 통제하기로 했다. 경찰은 11일 서울광장 인근에 대한 교통 통제는 불가능하다고 서울시에 최종 통보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도심 3곳을 모두 통제하면 교통대란이 일어날 것”이라며 “정부 행사는 처음부터 도로 공연으로 추진됐고, 서울시 행사는 광장 공연으로 추진돼 부득이하게 정부 행사만 교통 통제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명박 서울시장이 하루 전인 10일 “대중음악회보다 정숙을 요하는 고전음악회에 교통 통제가 더 필요하다”면서 “(허준영) 경찰청장이 합리적인 분인 만큼 경찰 조치를 기다리겠다”고 경찰의 서울광장 일대 교통 통제를 은근히 압박할 정도였으나 허사였다.
서울시는 이에 대해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향 음악회는 최근 장차관회의에서 논의돼 행정자치부 공식문서에 기록된 사실상 정부의 공식 행사인데 왜 차별하느냐”며 “정부 행사와 서울시 행사가 함께 열리자 협조를 해주지 않는 경찰의 의도를 모르겠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서울시향 관계자는 “정명훈 서울시향 예술고문이 1996년 이후 10년 만에 서울시향을 지휘하는 중요한 공연인데다 집중도가 떨어지는 야외공연의 특성상 교통 통제가 꼭 필요하다”며 “프라자호텔이 거의 같은 시간에 숭례문광장에서 열리는 대중음악콘서트의 소음을 일부 흡수해준다 해도 이곳과 서울광장과는 거리가 가까워 8,000명이나 참석하는 음악회의 음향 상태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경찰은 그러나 서울광장 인근이 인파로 넘칠 경우 전면통제는 못하더라도 상황에 따라 광장 주변 일부 구간의 교통을 탄력적으로 통제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서울시향 음악회를 전후한 이날 오후7~10시 서울광장을 경유하는 3개 노선버스 71대를 을지로~남대문로로 우회해 운행하도록 할 방침이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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