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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60/ 사진·통계로 본 광복 6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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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60/ 사진·통계로 본 광복 60년

입력
2005.08.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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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보면 가슴 벅차다. 60년 전 한국인들은 전국 곳곳에서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흙 다시 만져보니 바닷물도춤추고, 삼각산이 일어나 더덩실춤추고, 한강 물은 뒤집혀 용솟음칠 것만 같았다. 암흑을 벗어 던지고 빛을 되찾은 환희도 잠시. 민족은 남과 북으로 갈리고 형제는 서로에게 총부리를 겨눴다. 전쟁의 상처를 딛고 일어선 대한민국은 한강의 기적을 만들고 민주주의의 꿈까지 마침내 이뤄내고 말았다. 앞으로 60년을 생각하면 다시 가슴 벅차다. 광복 이후 쉬지 않고 달려온 우리 민족의 땀과 눈물을 사진과 통계로 정리해 본다. 편집자

수출 25만배, 국내총생산(GDP) 520배, 외환보유액 5,400배, 소비자물가 11만배… 한국 경제는 광복이후 60년간 전형적인 전후 후진국 경제에서 선진국 문턱을 바라보는 세계 11위 경제대국으로 드라마틱한 성장을 거듭해왔다. 1970년이후 연평균 7.1%라는 세계 3번째의 경제 고성장, 여기에는 국민들의 땀과 피눈물이 녹아 있다.

한 나라의 경제 성적을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GDP 규모는 전쟁이 막 끝났던 1953년만해도 13억달러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6,801억 달러를 기록했다. 경제안보의 안전판이라 할 수 있는 외환보유액은 1951년 3,800만달러에 불과했으나 올해 6월 현재 2,050억달러로 5,400배가 늘었다. 1997년말 외환위기 당시의 204억달러와 비교해도10배가 증가했다.

달러가 너무 부족해서 문제가 됐던 것이 이제는 달러가 너무 많아 어떻게 운용해야 할지가 고민이 되고 있다. 무엇보다 괄목할만한 성장은 수출이다. 수출 증대는 한국과 같은 소규모 개방경제의 숙명으로 받아들여졌고, 역대 정권은 금리, 환율과 같은 거시정책과 노동정책을 오로지 수출가격 경쟁력 확보에 초점을 두고 운용했다. 1946년100만달러에 불과하던 수출은 1977년 100억달러를 돌파하고 지난해는 2,538억달러를 기록했다.

1964년 세계 90위 수출국에서 지금은 세계 12위 수출대국으로 자리잡은 것. 세계 평균의 2배를 초과하는 수출 증가율로 대표되는 양적인 성장만이 아니다. 수출 품목도 1차 상품과 경공업 품목에서 첨단기술을 요하는 제품과 중화학 공업 중심으로 변모했다. 1961년 철광석 중석 오징어를 수출해 달러를 벌어들였다면, 지금은 자동차 반도체 휴대폰 선박 부문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1억달러 수출에 드는 소요시간이 1963년에는 307일이 걸렸지만 지금은 3.5시간이면 된다. 자동차 생산량은 1955년말만 해도 7대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에는 350만대를 돌파했다.

물가 변화는 우리경제 규모가 얼마나 커졌는지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광복 이후 소비자물가는 연평균 21.3%씩 상승했다. 11만배 증가한 것이다. 서울-부산간 기차 요금은 최우등석을 기준으로 1945년 113환이었는데 지금은 6만2,700원이다. 화폐개혁에 따른 화폐가치 변동을 반영하면 55만배 상승했다. 쇠고기 500g은 1945년 16환에서 현재 3만원으로 190만배가 뛰었다.

자장면과 설렁탕 등 주요 외식 가격이나 대학 납입금은 1975년에 비해 20~30배 상승했고, 서울의 지가도 다른 필수품과 비슷한 수준인 29배올랐다. 그러나 기술혁신과 업체간 경쟁으로 냉장고 가격은 1975년에 비해 오히려 하락하고 선풍기나 형광등의 상승폭은 2~4배 수준에 그쳤다. 경제 운용 패러다임에도 큰 변화가 있었다. 투자 재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1960~70년대‘절약의 미덕'에서 지금은‘소비의 미덕'으로 바뀌었다. 국민들이 돈을 써야 경제가 잘 굴러가는 성숙경제로 전환하고 있는 것이다. 재벌과 은행과 관치금융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대마불사, 은행불사, 관치불사의 신화도 1990년대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깨졌다. 투명하지 않고 이익을 못 내는 곳은 제 아무리 국민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더라고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질 수 밖에 없는 선진경제로 진일보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은 멀다. 고도성장 이면의 빈부격차는 절대적으로는 개선됐지만, 상대적인 골은 외환위기 이후 더욱 깊어만 가고 있다. 수출이 고도화하고 있지만 일본에 대한 부품 의존도는 심화하고 있다. 1950년대 이후 우리나라는 일본에 단 한번의 흑자 기록이 없다. 또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은 1995년이후 1만달러대에서 정체돼 있다. 1만달러에서 2만달러 진입시기가 세계적으로 평균 9.3년이 걸린 점을 생각하면 광복 60주년인 올해는 우리 경제에 있어서도 그만큼 중요한 해인 것이다.

유병률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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