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ㆍ미 정책금리 역전이 당장 국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1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연방기금 금리 목표를 3.25%에서 3.5%로 인상했음에도 불구, 콜금리를 현재의 3.25%에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전문가들은 한ㆍ미 정책금리 역전이 단기적으로 국내 증시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진 않겠지만, 내년 초까지 미국 금리가 지속적으로 인상된다면 국제 유동성이 한국시장을 이탈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하나증권 곽영훈 연구원은 “한ㆍ미 정책금리가 역전됐던 1999년 6월~2001년 4월의 경험으로 미뤄볼 때 금리 역전의 단기적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며 “오히려 정책금리가 역전된 시기에 국제 유동성의 국내 유입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메리츠증권 조성준 연구원도 “한ㆍ미 정책금리 역전에 따라 해외자금 유출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지만, 국내 증시에서 실질적인 자금 유출은 발생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올 들어 MSCI지수 기준 국내 주식투자 수익률이 22.67%에 달한 데다 7월 기준 MSCI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도 8.3배에 불과해 아직도 저평가 상태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오히려 미국 경제가 하반기에 더욱 개선될 가능성이 높아 국내 수출기업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미국이 내년 초까지 지속적으로 금리를 올릴 경우, 장기적으론 국제 유동성이 신흥시장에서 미국 등 선진국 시장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 하나증권 곽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인상은 장기적으로 달러 강세 요인인데, 달러 강세 기간에는 국제 유동성과 세계 경제가 위축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더욱이 전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부동산 버블(거품)까지 겹칠 경우 장기적으로 국제 유동성 흐름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굿모닝신한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2000년 이후 신흥시장이 선진국 지수를 앞질러 왔지만, 최근엔 영국 독일 일본 등의 선진국 지수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그 이유를 미국의 금리인상에서 찾았다. 미국의 금리상승으로 해외 유동성 진입이 주춤하며 이머징마켓에 비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미 FRB가 신중한 속도의 금리인상을 공언하고 있지만 실제 정책적 행동은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신흥시장 증시가 선진국 시장에 뒤쳐져 움직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최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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