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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향의 씨네다이어리/ 신인급 남자 배우가 주인공 맡는 속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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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향의 씨네다이어리/ 신인급 남자 배우가 주인공 맡는 속사정

입력
2005.08.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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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부쩍 ‘원톱 여배우’라는 말이 오르내린다. 이영애가 단독 주연으로 영화 전편을 이끌어 가는 ‘친절한 금자씨’가 관객 몰이를 하고 있으며, 성현아 주연의 영화 ‘첼로 - 홍미주 일가 살인 사건’도 조만간 개봉을 앞두고 있다

. 하반기에도 문소리, 하지원, 장진영 등이 주연을 맡은 ‘사과’ ‘형사’ ‘청연’ 등 소위 여배우가 원톱 주연을 맡은 영화가 기다리고 있다. 여배우 주연의 영화라는 데 사람들이 유난스럽게 방점을 찍는 건, 아직 여배우에게 단독 주연을 맡기기 주저하는 충무로의 정서가 반영된 것이다.

그래서인지 단독 주연을 맡았을 때 여배우들은 어느 정도의 자부심, 흥분과 함께 과도한 부담감을 감추지 못하는 듯 하다. 염정아가 ‘여선생 vs 여제자’에 출연하면서 “사실 이런 기회가 또 올 것 같지 않아 출연을 결심했다”고 말하거나 ‘S다이어리’에 출연하면서 김선아가 “항상 주인공을 맡을 수 만은 없는 게 사실”이라고 했던 것도 그런 맥락이다.

그러다가 혹시 흥행이 부진하면 ‘역시 아직 OO는 혼자 영화를 끌어 나가기는 무리지?’ ‘처음부터 모험인 줄 알았어’ 같은 수군거림이 따라다니니 부담은 더욱 가중된다.

반면 제작자들은 여배우를 쓰고 싶어도 쓸 만한 여배우가 없다고 입을 모은다. 여기서 말하는 쓸만한 여배우란 연기력과 관객 동원력을 동시에 지닌 여배우를 말하는 것이다. 하지만 조금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보면 투자 받기 어렵고 같이 출연할 남자 배우 캐스팅이 어렵다는 게 큰 이유 중 하나다.

투자의 어려움이야, 여배우 개개인의 스타 파워가 달린다면 어쩔 수 없는 문제라 치자. 하지만 남자 배우 캐스팅이 어렵다는 말은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요지는 여배우가 주역을 맡으면 그 외의 남자 주인공역을 누구도 맡지 않으려 한다는 것이다. ‘댄서의 순정’ ‘분홍신’에 지난해 개봉했던 ‘여선생 여제자’ ‘잠복근무’ 등 여배우가 이끌어가는 영화 속 남자 주인공을 모두 신인급 연기자가 맡은 것만 봐도 그 어려움을 짐작할 만 하다.

그런 면에서 ‘친절한 금자씨’에서 최민식이 맡은 역할 백 선생은 박찬욱 감독과의 개인적인 인연 때문이라는 해석을 감안하더라도 빛나는 선택이다.

영화 속 비중이나 엔딩 크레딧에 이름이 오르는 순서 등에 연연하지 않고, 가끔은 조연으로 호흡을 맞춰 영화를 받쳐 주는 톱 스타급 남자 배우들의 선택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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