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90년대 한국 영화를 이끈 장길수(50) 감독이 신작 ‘초승달과 밤배’로 7년 만에 관객들을 만난다.
동화작가 고 정채봉씨의 원작을 영화화한 ‘초승달과 밤배’는 부모 없이 할머니 밑에서 어렵게 자라는 두 이복 남매의 이야기를 투박한 질감에 따스한 시선으로 그려낸 작품. 콩트 형식으로 이루어진 원작의 단편적인 이야기들을 느슨하게 묶어 잔잔하게 담아내고 있다.
“원작 동화가 심금을 울린다”고 생각한 장 감독은 2000년 손사래 치는 정씨를 설득해 어렵게 허가를 받았고 지난한 과정을 통해 영화를 만들었다. 투자자를 찾지 못해 영화진흥위원회의 도움을 받았으며 10억원의 저예산으로 2001년 촬영에 들어가 2003년 겨우 제작을 마쳤다.
영화는 배급망도 구하지 못 해 2년의 시간이 흘러서야 겨우 빛을 보게 되었다. 그 사이 원작자는 세상을 떠났고, 출연자 김일우씨도 유명을 달리했다.
“처음부터 저예산으로 만들고 싶지는 않았어요. 많은 관객들이 향수와 가족을 다룬 영화를 아직 원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투자도, 배급도 뜻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장 감독은 한국 영화 평균 제작비에 한참 못 미치는 예산 때문에 고생한 아역 배우들에게 고마움과 미안함도 함께 표했다.
“7년 만의 신작이지만 저는 계속 영화 작업을 해 왔습니다. 스크린 400개로 개봉하는 영화가 존재하면서도 여러 영화가 다양하게 배급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앞으로도 영화를 만들겠지만 이번 처럼 오래 걸리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영화는 25일 개봉. 전체.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