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간 신부’가 결국 보호관찰 2년과 120시간의 사회봉사명령을 받았다. 주인공인 미국인 제니퍼 윌뱅크(32ㆍ사진)는 9일 고향에서 언론의 열띤 취재 속에 잔디깎기 형벌을 치렀다. 그는 자신을 찾는데 든 비용 중 약 1,600만원도 배상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윌뱅크가 도망한 것은 결혼을 4일 남겨둔 4월30일. 지갑, 카드 같은 소지품은 남겨놓은 채 달랑 옷만 입고 사라지자, 사건은 이내 납치로 비화돼 미 전역이 떠들썩해졌다. 영화 ‘런어웨이 브라이드’를 연상케 하는 이 사건에 갖은 추측보도까지 잇따르면서 사건은 흥미를 더해갔다.
조지아주 덜러스 경찰 100여명은 물론 친지 600여명이 수색에 나섰고, 신랑 존 메이슨은 옥외광고까지 내걸고 신부 찾기에 무려 4만3,000달러를 들였다.
결혼식 당일 버스를 타고 온전히 돌아온 신부는 조깅 중에 납치돼 성폭행까지 당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경찰조사에서 납치는 자작극으로 드러났다. 나중에 그는 결혼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집을 나갔다고 실토했다. 들끓던 여론은 안도하기보다 해프닝에 허탈해 했고, 경찰은 괘씸죄를 적용해 그를 기소하고, 수색비용까지 받아냈다.
윌뱅크는 현재 사회봉사 120시간 중 화장실 청소, 쓰레기 줍기, 차량 세차 등으로 24시간을 소화한 상태다. 정신과 치료도 병행하고 있는 그에 대해 메이슨은 “우리는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결혼하게 될 것 같다”고 식지 않은 애정을 보였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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