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예상대로 10번째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월가는 FRB가 인상배경으로 거론한 경기진단에 더 주목했다. 발표문에서 FRB는 고유가에도 불구하고 경제성장세가 견실하다며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하다는 시각을 반영했다. 다만 금리인상 속도에 대해서는 기존의 ‘점진적’ 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분석가들은 여기에서 FRB가 두 가지를 시사했다고 분석한다. 금리인상 기조는 예상보다 길어지되, 그 속도(인상 폭)는 지금처럼 신중할 것이라는 점이다. 이는 앨런 그린스펀 FRB의장이 시장에 ‘모호성’이란 수수께끼를 던진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어느 쪽에 무게를 두느냐에 따라 호ㆍ악재로 해석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실제 뉴욕타임스는 ‘금리인상 계속’을, 블룸버그 통신은 ‘점진적 금리인상’을 기사 제목으로 다루는 등, 미 언론 반응도 엇갈렸다.
이날 뉴욕증시의 상승처럼 금리인상이 점진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라는 점은 호재일 수 있다. 그러나 시장은 점차 금리가 어디까지 오를 지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금리인상이 길어지면 유동성이 축소돼 금융시장의 위축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FRB의 목표금리는 4.0~4.25%로 전망됐다. 그러나 금리인상 행진이 예상보다 길어지면 4.5~5.0%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5.5%까지 오를 수 있다는 공격적 전망도 있다. 이 경우 금리인상은 올해 3차례를 포함,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계속된다는 분석이 가능해진다
이태규 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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