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 중독을 결정짓는 유전자가 국내 연구팀에 의해 규명됐다.
한림대의료원 한강성심병원 신경정신과 최인근 교수와 SNP제네틱스(대표 신형두)는 알코올 대사의 중요 효소인 ‘알코올 탈수소효소(ADH)’를 분석한 결과, ADH의 여러 유전자 변이 형태 중 하나인 ADH1B에 존재하는 하나의 단일염기다형(SNPㆍ특정인에게만 나타나는 유전적 변이)이 알코올 중독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인간유전학 국제학술지인 ‘인간 유전자 변이(Human Mutation)’ 8월호에 게재된다.
술은 몸에 들어오면 ADH에 의해 아세트알데히드로 바뀌어 분해된다. 이 아세트알데히드는 분해 과정에서 여러 독성 반응을 일으키는데 얼굴이 붉어지고, 구역질이 나며, 가슴이 두근거리는 등의 증상이 대표적이다.
유전적으로 ADH의 활성도가 지나치게 높은 사람은 술을 아주 조금 마셔도 금방 체내에 아세트알데히드가 만들어져 알코올 독성 반응이 더 심하게 나타난다.
연구팀은 알코올 중독과 매우 밀접한 관계 있는 것으로 알려진 ADH1B와 ADH1C 유전자들을 연구해 30여개의 유전자 변이 중 특정 SNP(ADH1B)만이 알코올 중독과 관련 있음을 규명했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5개 대학병원에서 모여진 350여명의 알코올 중독 환자와 대조군(정상인)을 대상으로 2개의 유전자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SNP에 대한 유전적 영향을 분석했다.
최 교수는 “인체 유전학 과학자들 사이에 의견이 분분했던 알코올 중독에 대한 ADH의 유전적 영향을 확정한 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알코올 중독 유전자 진단과 개인별 맞춤약품 개발 등에 이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대익 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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