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ㆍ4분기 실적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3ㆍ4분기에 초점을 맞춰라.’
유가증권시장 주요 상장기업들의 2분기 실적 발표가 마무리됐다. 원ㆍ달러 환율 하락과 유가 등 국제 원자재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전분기나 전년 동기대비 감소한 기업이 많았고, 시장 예상을 크게 밑돌아 ‘어닝 쇼크’를 보인 기업도 있었다. 하지만 미래를 앞서 반영하는 주가 특성을 감안한다면, 더 이상 2분기 실적에 매달릴 게 아니라 3분기 실적에 초점을 맞춰야 할 때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대신증권 김우재 연구원은 9일 보고서를 통해 “2분기 영업이익이 부정적으로 발표된 것과는 달리 종합주가지수는 7월 한달 동안 10%나 올랐다”면서 “이는 미래에 대해 선반영하는 주가 고유의 특성 때문”이라고 밝혔다. 일례로 삼성전자의 경우 부진한 2분기 실적이 발표된 7월15일 주가가 약세(54만2,000원)를 보였으나, 이후 2분기 실적이 저점으로 인식되면서 하반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돼 이달 초 57만7,000원까지 상승했다. 김 연구원은 “현재 주가는 3분기는 물론 그 이후까지 선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3~ 4분기 연속 이익이 좋아지는 업종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3분기 실적호전이 예상되는 업종은 숙박레저 통신서비스 제약 전기가스 정보기술(IT) 종이목재 화학 정유 운송 조선 중전기 등이다. 이 중 숙박레저나 전기가스, 운송(항공ㆍ해운) 등은 여름 성수기에 따른 계절적 영향이 강해 4분기에 영업이익이 다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IT업종의 경우 대다수 종목이 3~4분기에 지속적으로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디스플레이 분야는 3분기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502%나 급증할 것으로 추정됐다.
메리츠증권은 디스플레이 분야 대표주인 LG필립스LCD에 대해 “3분기 예상 영업이익률이 2분기 대비 7.2%포인트 급증한 8.6%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초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의 호황기는 내년 3분기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투자증권 민후식 연구원도 “TFT-LCD 산업이 성장 국면에 진입했다”며 관련 부품ㆍ재료 업체들에 대해 ‘비중 확대’ 의견을 제시하고 디에스엘시디 한솔LCD 금호전기 네패스 신화인터텍 등을 추천했다. 대형TV 수요 증가와 가동률 개선 등으로 성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부품ㆍ재료 업체 수가 각각 10여개에 불과해 패널 업체 수(25~30개)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쟁 강도가 약하다는 분석이다.
올해 2분기까지 적자가 지속됐던 조선업종도 3분기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삼성증권은 우리나라 조선소들이 일본의 퇴출과 중국과의 기술력 격차로 인해 고수익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의 조선업은 기능 인력의 고령화와 정체된 설계기술로 10년 안에 주류시장에서 완전 퇴출될 전망이며, 중국은 낮은 임금에도 불구하고 선박건조 경험이 부족해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삼성증권은 조선업체 중 삼성중공업을 최선호 종목으로 꼽았고, 한진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STX조선 등 5개 업체에 대해서도 ‘매수’ 의견을 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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