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정부 직전까지 대통령 여름 별장이었던 경남 거제시 장목면 저도의 ‘청해대(靑海臺)’가 군 수뇌부의 여름 휴양시설로 변하고 있다.
저도는 이승만 전 대통령이 휴양지로 활용하다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2층 건물의 청해대가 들어서며 대통령 별장지로 공인됐다. 1993년 YS정부 시절 대통령 별장에서 해제됨에 따라 이후 해군이 군사시설로 관리하고 있다.
9일 국방부 등에 따르면 윤광웅 국방장관은 10일부터 청해대에서 휴가를 보낼 예정이다. 이에 앞서 이상희 합참의장이 지난달 말 2박3일간 저도에서 휴가를 보냈으며, 이희원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이한호 공군참모총장도 잇따라 2~3일씩 지냈다. 남해일 해군 참모총장도 7월말께 저도에서 휴가를 보낼 계획이었으나 갑작스런 일정변경으로 휴가를 연기했다.
40여만㎡(12만여 평)의 작은 섬 저도는 해송과 동백나무의 울창한 숲으로 덮여 있으며 9홀 짜리 골프장과 산책로, 인공해수욕장 등을 갖추고 있다. 해군은 천혜의 휴양지에 들어선 청해대 본관 건물 및 8개 동의 수행원ㆍ경호원 숙소 등을 30년 넘게 근무한 군무관과 부사관, 대령급 이상에게 휴양시설로 제공하고 있다.
또 육ㆍ공군의 경우 장성 이상에게만 사용을 허락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많아 실제로는 3성 장군쯤 돼야 명함을 내밀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군 수뇌부들이 잇따라 저도를 찾는 이유에 대해 군 관계자는 “군 부대가 관리하는 휴양시설이라 예약이 용이하고 민간인들과 부딪치는 번거로움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저도는 특히 2010년 완공예정인 거가대교(거제도-가덕도)의 통과로 군사시설로서의 의미가 퇴색해 거제시로부터 반환 요청이 거센 곳이다. 일각에서는 저도를 ‘군 수뇌부들의 휴양지’라 부르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취임 첫해 5월 청해대를 한번 이용한 것을 제외하고는 충북 대청호 주변의 청남대까지 개방하면서 과거 대통령 공식별장을 전혀 찾지 않았다. 대신 이달 말을 목표로 충남 계룡대에 유숙시설을 짓고 있다
김정곤 기자 j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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