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 해산 정국’이 돌출함에 따라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8월 15일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를 강행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갑자기 현실성을 띠게 됐다.
고이즈미 총리는 총선을 통해 다시 한번 국민의 지지를 획득, 자신이 정권을 걸고 추진해온 우정 민영화를 완수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8ㆍ15 야스쿠니 참배 만한 것이 없다고 판단, 비장의 카드로 쓸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다.
고이즈미 총리는 8ㆍ15 참배를 공약으로 내세워 2001년 자민당 총재에 당선된 이후 매년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해왔다. 그러나 극우 보수적인 지지자들로부터는 “총리가 8ㆍ15 참배를 피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따라서 고이즈미 총리는 이번에 8ㆍ15 참배를 실행함으로써 자신의 공약을 완수하고, 보수파의 결집도 유도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한국과 중국이 반발하면 할수록 총선에서 유리하다는 판단을 할 수도 있다.
고이즈미 총리는 8일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야스쿠니 참배를 이번 선거의 쟁점으로 삼을 생각은 전혀 없다”고 대답했다. 자신의 참배가 순수하고 개인적인 것이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참배하지 않겠다”고는 명언하지 않아 어떤 식으로든 우정 해산과 관련한 참배가 이루어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도쿄=김철훈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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