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술이 부르텄다. “정신이 없었다. 한류 로드쇼를 위해 11일 만에 런던 뉴욕 보스턴 홍콩 싱가포르 5개 도시를 강행군했고, 일본출판협회가 최근 봇물처럼 밀려드는 한국 영화사들의 일본소설 판권구입 자문을 요청해 일본에도 다녀왔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젊은 영화제작자들의 모임인 한국영화제작가협회 김형준(45) 회장의 입술을 부르트게 한 것은 최근 스타지분 요구에 따른 매니지먼트사와의 갈등을 해결하는 일이었을 것이다.
“한국영화의 일본 평균 수출단가가 100만 달러다. 제작비 3분의 1이다. 그들이 한국영화에 고개를 갸우뚱하기 시작했다. 뭐가 잘못인지 정비하고 가야만 일본의 한류싫증과 중국의 안티한류를 넘을 수 있다. 내부갈등과 자만은 한국영화가 공멸하는 길이다.”
_공동결의문이 지켜질지 의문이다.
“물론 선언적 의미가 크다. 그러나 고발센터를 만들고, 약속을 어기는 사람은 공개해 다른 작품을 못하게 하면 지켜질 것이다.”
_이것으로 스타들의 지분요구와 고액출연료 문제가 해결됐다고 보는가.
“출연료를 내리기는 힘들 것이다. 다만 당분간 올리지는 않으리라 본다. 지분요구도 없을 것이다. 대신 배우가 열심히 연기해 흥행에 성공하면 그만큼의 대가를 받는 인센티브는 정당하다.
벌써 개인적으로는 내 영화사(한맥엔터테인먼트)에서 곧 제작에 들어갈 영화 ‘모노폴리’에 싸이더스HQ 소속 배우 김성수가 대본을 읽고 조건없이 먼저 하자고 제의해 왔다. 고맙다. 과거 같으면 만나기조차 힘들었는데…”
_제작자들이 배우들과 매니지먼트사를 일방적으로 매도한 측면이 없지 않다.
“솔직히 제작자 책임이 더 크다. 모 신인 여배우의 출연료를 하루 아침에서 2,000만원에서 3억 5,000만원으로 올린 게 누구냐. 제작사와 투자사 수익비율 5대 5에서 4대 6, 심지어 3대 7로까지 바꾼 것도 감독 출신의 제작자였다.”
_표준제작규약은 어떻게 만들고 있는가.
“지난 5년 간 제작된 한국영화 380여편의 제작 예산과 정산을 정리한 가이드라인을 내놓기 위해 자료를 모으고 있다. ”
_합리적 제작비 사용과 스태프 처우개선을 위해 필요한 것은.
“스태프는 팀별로 계약해 팀장이 임의로 돈을 배분하기 때문에 막내가 400만원밖에 못 받는 게 현실이다. 하루빨리 그들도 조합을 구성하고, 프로를 양성해 현장인원을 줄여 상대적으로 수익을 높여야 한다.
한국영화는 현장에 사람이 너무 많다. 그러면서 촬영기간이 길다. 치밀한 제작일정과 그것을 어길 경우 감독과 제작사가 책임을 지는 완성보증제도가 필요하다. ”
_연기학교는 언제 문을 여나.
“내년 3월 개강이 목표다. 얼굴만으로 캐스팅하다 보니 수영, 운전조차 못하는 배우들이 나온다. 연기에 필요한 기본과 연기자로서의 자세를 가르쳐야 한다.”
_이동통신사의 영화투자 움직임으로 한국영화계가 들뜨고 있는데.
“일단 환영이다. 누가 받든 잘 써라. 다만 작고 자극적인 컨텐츠를 원하는 이동통신의 특성이 영화의 성격을 바꿀지 모른다는 걱정은 있다.”
이대현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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