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인적자원부가 서울시내 주요 대학이 시행한 2006학년도 대입 수시1학기 논술 고사의 본고사 여부를 이르면 내달 중 가릴 것으로 보여 결과에 따라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이는 일부 사립대의 2006학년도 수시1학기 논술 문제가 ‘고교 교육과정을 뛰어넘는 본고사형’이라는 지적이 수험생과 입시전문가들 사이에서 터져 나온 데 따른 것이다.
교육부는 당초 수시ㆍ정시모집 등 입시가 마무리된 뒤에 논술심의위원회를 통해 본고사 여부를 판정하겠다고 밝혔으나 일정을 크게 앞당기게 됐다. 교육부 관계자는 9일 “이달 말 논술가이드라인이 확정되는 대로 각 대학이 치른 논술시험 유형을 정밀 분석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논술가이드라인을 엄격히 적용해 각 대학의 논술 문제가 본고사형으로 실시됐는지 여부를 중점적으로 따질 것으로 알려졌다. 분석결과 논술이 본고사형으로 치러졌다는 결론이 날 경우 시정요구와 함께 행ㆍ재정적 제재가 가해져 ‘본고사 의혹’을 받고있는 일부 대학은 2학기 중 재정지원 예산 삭감 등 제재를 받을 가능성도 적지않다.
한편 2006학년도 수시1학기 수리논술시험에서 상당 수준의 변별력을 측정하는 문제로 본고사 논란(9일자 9면)을 일으킨 고려대는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해에는 수학적 계산능력을 측정하는 ‘풀이형’ 문제가 많았으나 올해는 수리 전반에 관한 종합적 사고력을 평가하는 ‘서술형’ 문제 위주로 출제했으므로 교육부가 금지하고 있는 본고사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김인묵 입학처장은 “일부에서 문제가 어렵다는 이유로 우리 논술시험을 교과서 밖에서 출제했다거나 본고사라고 몰아붙이는 것은 옳지 않다”며 “앞으로도 교육부의 논술 가이드라인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화여대 서강대 중앙대 한국외대 건국대 등 앞서 논술시험을 치른 대학들도 이날 잇따라 “본고사와 거리가 멀다”며 해명에 나섰다.
이대 최은봉 입학부처장은 “시험 당일 자체적으로 수험생들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번 시험은 통합교과형에 가깝다는 의견이 우세했다”며 “일부 문제만을 가지고 본고사라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반박했다.
서강대 김영수 입학처장도 “본고사유형으로 지적 받은 영어해석 문제의 경우도 직접적인 해석이 아닌 내용 요약이나 함의를 묻는 방향으로 출제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교원단체는 “수시 논술은 분명한 본고사”라는 반응이 많았다. 전국교직원노조 한만중 대변인은 “각 대학의 수시 논술은 예전 본고사 형태인 서술형 통합교과형 논술이며, 이는 고교 교과과정을 왜곡시킬 뿐”이라고 지적했다.
김진각기자 kimjg@hk.co.kr
전성철기자 foryou@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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