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국외도피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우중(69) 전 대우그룹 회장에 대한 첫 공판이 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황현주 부장판사) 심리로 열렸다. 김씨는 분식회계와 대출사기 혐의는 대체로 인정했지만 재산도피에 대해서는 “사실과 다르다”며 강하게 부인했다. 김씨는 이날 재판 도중 쓰러져 응급조치를 받기도 했다.
검찰은 김씨에게 1997~98년 분식회계 지시 여부와 해외 비밀금융조직인 BFC로의 송금 경위 등을 집중 추궁했다. 김씨는 “계열사 사장 등이 분식 회계에 대한 3,4가지 방안을 보고하면 1가지 안을 정해주는 방식으로 지시했다”며 “구체적인 분식 액수 등은 기억이 안 나지만 모두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씨는 “BFC는 대우의 해외자금을 효율적으로 관리한 공식 조직이지 재산도피를 위한 비밀조직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김씨는 이날 1시간 30분 가량 재판을 받던 중 “잠시 쉬고 싶다”며 재판부에 휴정을 요청했다. 피고인 대기실로 퇴정하던 김씨는 오른쪽 팔 부위에 마비증세를 호소하며 쓰러져 산소마스크를 낀 채 응급치료를 받고 30분 만에 법정에 다시 들어서기도 했다. 김씨는 재판 내내 재판부와 검찰의 목소리가 안 들리는 듯 귀에 손을 대고 있었다. 이날 재판에는 대우 전직 임ㆍ직원 등 150여명이 참석해 방청했다. 다음 공판은 23일 오후2시
최영윤 기자 daln6p@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