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블로그를 책으로 인쇄해 줍니다.”
온네트의 홍성주(36) 사장은 온라인 시대의 산물인 인터넷 블로그를 오프라인 매체인 책으로 만들어주는 이색 상품 ‘POD’(Publishing on demand) 서비스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POD는 자사의 블로그 사이트인 이글루스닷컴(www.egloos.com)에 블로그를 개설한 가입자가 원할 경우 사진을 포함한 블로그 내용을 컬러 인쇄해 책으로 장정까지 해주는 유료 서비스다. 비용은 100페이지당 2만원.
제작이 자동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만드는 방법도 간단하다. 블로그에 마련된 인쇄 버튼을 선택하기만 하면 블로그 내용이 종이 인쇄가 가능한 PDF 파일로 변환된다. PDF 파일은 제휴 인쇄소로 자동 전송돼 책으로 제작된다.
홍 사장이 POD 서비스를 착안한 것은 블로그를 만드는 네티즌들의 자료 보관 욕구를 읽었기 때문이다.
“네티즌들은 자신들이 만든 소중한 블로그 내용을 보관하기를 원합니다. 그렇지만 인터넷도 완벽한 미디어가 아니어서 해킹 등 각종 사고로 내용을 잃어버릴 수가 있습니다. 사고를 대비한 백업용으로 POD 서비스를 준비했지요.”
꼭 책으로 만들지 않더라도 POD 서비스는 여러모로 유용하다. 일단 PDF 파일로 변환해 놓으면 이용자가 컴팩트 디스크(CD)나 하드디스크, USB 메모리 등 각종 저장매체에 보관할 수 있다. PDF 파일 변환 기능은 무료로 제공된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타사 블로그는 PDF 파일로 변환하거나 인쇄할 수 없다는 점이다. 홍 사장은 “다른 블로그 운영업체에서 막아놓았기 때문에 열람만 가능할 뿐, 해당 블로그 구조를 그대로 옮겨와 PDF 파일로 변환하거나 인쇄작업을 할 수 없다”며 “지금이라도 타사에서 블로그 구조를 개방하면 PDF 파일 변환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독특한 발상을 실행에 옮긴 홍 사장은 중앙대 컴퓨터공학과 재학 시절인 1992년 삼성전자가 만든 ‘소프트웨어 멤버십’에 1기생으로 참여했다. 이때부터 소프트웨어 개발에 눈을 떠 96년 졸업후 지금의 회사를 창업했다. 초창기에는 컴퓨터 게임 개발에 주력했으나 인터넷이 활성화하자 2003년에 전문 블로그 사이트인 이글루스 닷컴을 개설했다.
홍 사장은 블로그 운영자들끼리 모이는 사이버 세계를 만드는게 목표다. 그는 “앞으로 인터넷은 블로그를 중심으로 움직일 것”이라며 “그만큼 블로그 이용자들이 늘어나면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싶어하는 욕구가 강해지게 되고, 그 때 필요한 것이 ‘블로그 소셜 네트워크’”라고 단언했다. 그래서 그는 최근 ‘이글루스 가든’이라는 일종의 블로그 포털을 만들었다. 홍 사장은 “이곳에서 블로그들은 필요한 목적에 따라 동호회를 만들고 정보를 공유할 것”이라며 “앞으로 이글루스 가든이 미래의 인터넷 트렌드를 이끄는 서비스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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