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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민당 '1993년 악몽' 재연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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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민당 '1993년 악몽' 재연 우려

입력
2005.08.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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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9월 11일 열리는 총선에서 우정개혁 반대파를 공천하지 않는다고 공언, 자민당은 분열된 상태로 선거에 임할 것이 확실시 된다.

이 같은 상황은 ‘55년 체제’를 무너뜨린 1993년 총선 때와 비슷해 당시의 상황이 되풀이될 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본의 ‘55년 체제’란 1955년부터 자민당과 사회당이 구축한 정치운영체제를 말한다. 오랫동안 일본 정치사의 근간을 이루었던 55년 체제는 잇따른 정치 부패 스캔들로 자민당 수뇌부가 타격을 받은 가운데 당시 미야자와 기이치(宮澤喜一) 내각이 당내 반란표에 의해 불신임을 당하면서 무너지기 시작했다.

결국 의회를 해산한 미야자와 총리는 93년 7월18일 총선을 실시했는데, 자민당이 과반수에 미달하는 참패를 당해 전후 처음으로 야당으로 전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이번 9ㆍ11 총선이 당내 반란에 의해 중의원이 해산됨으로써 실시된다는 점, 자민당이 분열된 상태에서 총선에 나서게 됐다는 점 등은 93년 총선 당시와 흡사하다.

공천을 거부당한 자민당 내 반대파 의원들이 신당 창당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도 비슷하다. 또 양대 정당의 흐름 속에서 급성장한 제1야당 민주당으로의 정권 교체 가능성 등 자민당의 몰락도 배제할 수 없다는 93년 총선 결과가 재현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많다.

일본 내 보수 세력들은 자민당이 93년 총선에서처럼 반란 의원 37명에게 공천장을 주지않겠다고 결정한 것을 가장 큰 불안 요소로 꼽히고 있다.

자민당 내에서는 “시간 부족으로 반란 의원을 대체할 후보를 찾기 어렵고, 후보를 내세우더라도 자민당 사람들끼리 이전투구를 벌일 가능성이 높다”며 “민주당만 유리하게 해 줄 가능성 높다”고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자민당 집행부는 “국민들은 개혁을 택할 것”이라며 공천 배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향후 이들 반란 의원들의 움직임에 따라서는 선거 후 일본 정계가 새롭게 개편될 가능성도 많아 9ㆍ11 총선은 어느 때보다도 큰 국제적 관심 속에서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도쿄=김철훈특파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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