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면서 일어나 떼쓰며 잠드는 게 하루 일과이던, 네 살짜리 예빈이. 한번 성이 나면 고래고래 악을 쓰며 아무에게나 주먹질을 해대고 친구 장난감이라도 맘에 들면 빼앗기 일쑤던 이 골치덩어리 꼬마 숙녀가 37일 만에 ‘미소천사’로 변신했다.
다음 차례는 멀쩡하다가도 먹는 것만 보면 혼자 독차지하려고 난리를 피우는, 미운 네 살 원경이의 버릇 고치기 대작전이다.
공익성과 재미를 두루 갖춘 SBS ‘실제 상황! 토요일’의 2부 코너인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가 시청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개그맨 신동엽 진행의 ‘우리 아이가…’는 소아과 전문의와 심리 치료사 등 어린이 전문가들의 조언을 듣고 부모의 교육 방식을 바꿈으로써 아이들의 나쁜 버릇을 고쳐가는 과정을 담은 리얼리티 프로그램.
예나 지금이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인 ‘우리 아이를 어떻게 제대로 키울 것인가’라는 문제를 실제 사례를 통해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이 코너는 당초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첫 선을 보였지만, 큰 호응을 얻으며 7월 9일부터 정규 편성됐다.
첫 회에서 방송된 말썽꾸러기 준승, 준석 형제의 달라진 모습을 통해 ‘자식은 부모하기 나름’, ‘아이의 잘못된 행동은 모두 부모 탓’이라는 불변의 법칙을 재확인 시켜 준 덕택이었다.
요즘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제작진에는 1주일에 약 100건 정도의 사연 신청이 쏟아지고 있어 버릇없고 막무가내인 아이들이 넘쳐 나고 있는 사회 현상을 반영하고 있다.
연출을 맡고 있는 SBS 남형석 PD는 “집에 다섯 살 난 애가 있는데 말을 잘 듣지 않아서 무지하게 고쳐 보려고 했지만 잘 되지 않았다”며 “그래서인지 기획 회의를 통해 아이디어가 나왔을 때 ‘아 이거면 해 볼만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또 “부모의 교육 방식이 바뀌면 이를 스펀지처럼 빨아들여, 순식간에 변화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제작진인 저희는 물론 부모에게 상담을 해 준 전문가들도 놀란다”고 전했다.
그러나 2개 팀으로 나뉜 제작진이 한달 내내 촬영에 매달려야만 겨우 2~3주 방영 분을 찍을 수 있을 정도로 힘든 과정은 이 코너의 ‘장수’를 단언할 수 없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SBS는 2004년 ‘일요일이 좋다’의 코너로 잔잔한 감동을 줬던 ‘신동엽의 사랑의 위탁모’를 여배우 캐스팅 난을 이유로 6개월 만에 폐지했다.
한편,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가 성격이 전혀 다를 뿐더러 전형적인 짝짓기 프로그램으로 비판을 받고 있는 ‘연애 편지’에 이어 2부로 코너로 방송되는 것도 아쉬움을 주고 있다.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