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통신에서 광자(빛 알갱이)를 하나씩 전송해 도청이나 해킹이 불가능한 양자암호를 만드는 통신보안시스템이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원(KIST) 마이크로시스템연구센터 문성욱 박사팀은 “현재의 암호시스템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양자암호 시스템을 실제 구현하는데 성공, 내년 일반 전화를 대상으로 시연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양자암호 시스템이란 도청이 어렵도록 튼튼한 자물쇠를 만드는 식이 아니라 건드리면 깨지는 자물쇠를 만들어 도청여부를 알아차리게끔 만드는 암호 방식이다. 광자의 정보(진동방향 즉 편광·偏光)는 확률로만 알 수 있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도중에 빛 신호를 가로챌 경우 보낸 신호와 받은 신호 사이에 오류가 생겨 도청사실이 드러난다는 것.
양자암호시스템은 1970년대부터 연구돼 왔으나 단일 광자의 생성과 검출이 현실적으로 어려워 90년대 이후에야 실용화 가능성이 열렸다. 문 박사 팀은 잡음을 0.0001% 미만으로 획기적으로 줄이고 유용한 신호만 골라내는 등 검출효율을 세계 최고 수준인 26%로 올려 시스템 상용화 길을 열었다. 이 시스템은 광통신을 이용하는 인터넷 통신이나 유선전화에 적용된다.
문 박사는 “내년 민간업체를 통해 상품화를 추진할 계획”이라며 “청와대나 국방부, 은행, 남북한 핫라인 등 절대 보안의 필요가 있는 지역에서 이 시스템을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희원 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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