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제1야당 민주당이 집권의 꿈에 부풀어 있다. 오카다 카츠야(岡田克也)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8일 우정개혁법안이 부결되자 마자 고이즈미 총리 불신임안을 제출하는 한편, 당을 총선체제로 개편했다.
민주당은 1993년 호소카와 모리히로(細川護熙) 총리가 비자민(非自民) 연립정권을 구성한 이후 이번 만큼 정권교체의 가능성이 높았던 적은 없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은 중의원 해산에 대비해 이미 300개 선거구에서 후보 내천을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가 고이즈미 집권3년에 대한 심판이 될 것으로 보고 정책 개발에 착수했다. 민주당은 특히 한국과 중국과의 외교갈등 등 고이즈미의 아시아 외교실패를 집중 부각시킨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이 집권하게 될 경우 96년 창당 9년 만의 대도약을 이루게 되는 셈이다. 과거 사회당 등 일본의 진보 야당들이 집권보다는 견제와 비판 기능에 주력한 반면, 간 나오토(管 直人) 전 대표와 오카다 대표 등 민주당의 주역들은 이른바 ‘대안(代案) 정당’을 기치로 보수정당의 길을 걸어왔다.
특히 2003년 총선 이후에는 정책이슈에 초점을 맞추는 이른바 마니페스토(manifesto) 정치를 표방하며, 대여 투쟁보다는 수권정당으로서의 안정적인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주력했다. 이 때문에 일본 정치는 여야가 모두 보수세력으로 채워지는 이른바 2003체제가 굳어졌다.
그러나 민주당의 실제 집권 가능성에 대해선 의문표를 다는 전문가들이 많다. 특히 오카다 대표 등 지도부의 리더십은 문제점을 노출해왔다.
도쿄대 법대 출신 52세의 엘리트 정치인인 오카다 대표는 ‘미스터 토론’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결단 보다는 대화를 중시하는 스타일로 우유부단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 때문에 일본 정계에선 민주당이 자민당의 내분으로 굴러들어온 기회를 살릴 수 있을 지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김철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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